은퇴기 부부의 ‘사랑 배우기’를 기록한 아프리카 선교에세이
- 더 깊은 사랑을 배워보지 않겠는가?
“연애를 했고, 가정을 꾸렸고, 아이들을 낳고, 장남장녀로 대소사를 챙기고, 각자 사회생활을 하고, 교회를 다니던 보통의 이웃집 부부인 우리가 예순이 다 돼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가서 만 3년을 살고 왔다.”
부부는 어느 날 예순의 나이로 “아프리카의 나라”로 떠난다. 그렇게 불현듯 찾아온 ‘말씀’을 따라 길을 나서 탄자니아의 말과 문화를 배우고, 함께 생활하며 “하루하루의 삶이 하느님과 호흡을 맞춰 춤”을 추듯 살아간다. 그들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며 여행을 하고, 맛집을 찾아다니고 인증사진을 찍고 취미활동을”하는 은퇴 이후의 채우는 여행에서 벗어나 해외 선교를 통해 전혀 새로운 삶의 의미 더하기에 도전한다. 그들은 말한다. 해외 선교를 통한 “채워가는 방식이 아닌, 비우고 맡기는” 도전은 “비우고 맡기니 오히려 절로 풍성하게 차올랐다”라고. 사랑을 배우는 일이 가진 신비이자 진정한 사랑 실천이 주는 신앙 고백이다.
- 선교는 아름답고 단순한 일
“선교는 아주 신비스러운 ‘어떤 것’이어서 일단 그것이 마음에 자리 잡으면 우리를 상상할 수 없는 곳까지 데려갑니다.”
“선교사가 할 일은 이곳 사람들 가운데서 사랑을 느끼고,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랑을 보이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선교지에서의 삶은 익숙하고 편리한 것과의 이별이며, 불편함과 외로움, 교만과 나약함을 이겨내야 하는 도전의 길이다. 힘든 도전 속에서 그들은 자신과 동행하는 하느님의 사랑을 절실히 느끼며,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삶과 신앙을 바르고 크게 키워간다. 문명 속에서 길들여진 편안함과 깊게 배인 배타성과 우월감을 낮은 자세로 돌아보며 현지인들과 함께 길을 걷는다. 부부에게 선교는 일이나 사업이 아니고 사랑을 배우고 절대적 선과의 대화이며 삶의 완성을 향한 겸허한 실천의 연속이다. 그들은 선교는 평화를 얻고 키우는 일, 사랑을 배우는 일, 삶의 의미와 충만함을 얻는 일이라 말한다. ‘말씀’처럼 사는 것이며 십자가를 지는 일이며, 무엇보다 아름답고 단순한 삶의 경이로운 체험이다.
- 세상 어느 귀퉁이에도 존엄과 사랑은 있다
“누군가를 합리성이나 문화의 차이를 가지고 선악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나를 깨우쳐 주신다.”
기꺼이 새로운 풍경을 만나러 가는 일은 신앙도 삶도 새로운 의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낯선 땅 아프리카, 그곳으로 가서 부부는 “선교사의 일은 예수님이 파견하신 뜻을 따라 현지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는 것이고, 이런 일은 어디서나 필요하기 때문이다.”라는 신념으로 그저 최선으로 살았다. 그들의 도전을 통해 탄자니아의 생생한 삶의 모습도 우리에게 전해진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 밖으로의 여행에서 배우는 것은 새로운 문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있다. 더 귀중한 것은, 자기 내면의 성장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부부는 단순한 여행 이상의 정신적 영적 성장의 일기장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다양한 탄자니아의 문화를 들려주고 그들에게 성심껏 다가가며 자기 삶을 돌아보고 정돈하는 대전환의 기록을 선물처럼 들려준다.
은퇴기 부부의 삶의 의미를 찾는 도전, 아프리카로의 해외 선교체험, 사랑을 나누는 신앙인의 진정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은 나태하고 교만하며 부질없는 일에 얽매인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며, ‘제대로 잘 살고 있는지’를 묻는다. 사랑을 배우고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삶의 기획을 성공적으로 제시하면서, 문명과 물질의 행복에 들떠 있는 우리에게 차분하고 담백해지도록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