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지난 세기말부터 쓰이기 시작한 물류라는 개념은 현재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생활용어가 되었다. 국제물류는 물류 개념의 지리적 확장판이며, 지금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 있어서 물류는 곧 국제물류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세계사적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무역과 세계 경제는 기업들이 이끌어 왔고, 기업들은 국가의 틀을 뛰어넘어 범세계적으로 가치사슬(value chain) 활동을 전개했다. 이처럼 초국적 기업들에 의한 세계적 분업체제의 형성이 지금 세계 경제의 참모습에 가까울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분업체제 형성에는 해운을 비롯한 국제물류 산업이 단단한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재화의 국제적 이동에는 사실 막대한 에너지가 소요되며, 그 물류 코스트는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 할 수 있다. 국제물류 시장에서 결정되는 물류 코스트가 재화의 국제적 이동량과 속도를 조정하는데, 시장이 효율적일수록 세계화가 더욱 진전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지금과 같은 세계 경제의 형성에는 국제물류 산업의 높은 생산성이 큰 기여를 해 온 것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국제물류 현상에 대한 전반적이고 개괄적인 이해를 위해 집필한 것이다.
이 책은 대학의 학부 수준에서 한 학기 강의를 위한 분량으로 편집했으며, 총 12개장으로 구성했다. 전체적으로 먼저 물류와 국제물류를 개괄하고, 기업의 국제적 경영활동에 수반되는 국제물류의 관리 원칙과 실무에 관한 토픽, 국제물류 산업의 조직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국가사회의 정책적 측면까지, 학부의 관련 전공자들에게 기초적 지식을 제공하려 했다.
각 장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장, ‘물류와 국제화’에서는 먼저 물류라는 개념을 논한다. 물류라는 개념은 역사적으로 진화해왔고, 또한 사회의 여러 측면에서 각각 서로 다른 의미와 영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기업 경영의 측면, 물류 산업의 측면, 그리고 사회 정책적 측면에서 개략할 것이다.
제2장, ‘국제물류에 대한 세 가지 접근법’에서는 본서의 주제인 국제물류에 대한 접근법을 소개한다. 물류가 국제적으로 확장될 때, 어떤 측면에서 변화가 있는지, 그리고 국제물류에 대해서도 국제물류 관리의 측면, 국제물류 산업의 측면, 국가 정책적 측면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제3장, ‘무역과 국제물류’에서는 무역과 국제물류의 상호 관계를 다룬다. 세계 무역의 지리적 패턴과 국제물류와의 관계, 국제물류시장의 형성 및 최근 무역구조의 변화와 국제물류시장에의 영향이 주요한 토픽이다.
제4장, ‘수출입 물류활동’에서는 기업 국제화의 초기 단계인 수출입에서 발생하는 국제물류 활동의 주요 이슈를 학습한다. 기업의 해외 활동 전개의 패턴, 수출입 물류의 프로세스와 정형거래조건, 국내운송과 통관의 문제가 주요한 이슈이다.
제5장, ‘기업의 국제물류 관리’는 국제화된 기업이 어떻게 물류를 관리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로지스틱스의 개념, 국제물류 시스템의 구축과 관리, 물류의 아웃소싱과 제3자물류의 활용이 주요한 이슈이다.
제6장, ‘국제물류 네트워크 구축’은 국제물류산업의 조직에 대한 이해가 주요한 포인트이다. 물류 네트워크를 노드와 링크로 분해하고, 이를 통해 국제물류 거점과 국제운송시장의 구조 및 국제운송업의 진화를 다루었다.
제7장, ‘해운의 산업조직’에서는 국제운송에서 가장 중요한 해운산업의 구조를 설명하려 했다. 최근 세계 해운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구성과 변화의 동향을 살펴보고, 이것이 시장에 끼치고 있는 영향을 논한다.
제8장, ‘해운실무’에서는 기업이 해운산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해운시장을 정기선 시장과 부정기선 시장으로 나누어 각각의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실무적 지식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제9장, ‘항만과 국제물류’에서는 가장 중요한 국제물류 거점인 항만의 주요 이슈를 다루었다. 해상운송은 항만을 통해 육상운송과 결합한다. 해운산업의 변화에 따라 항만도 변화하고 있으며, 경쟁의 발생과 자동화라는 경제적, 기술적 변화가 주요 토픽이다.
제10장, ‘항공운송과 공항’에서는 최근에 가장 뜨거운 항공운송과 공항에 대한 이슈를 다룬다. 항공운송은 여객 이외에 화물의 운송에서도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의 구조와 운송의 실무 및 공항에 관련된 토픽도 풍부하다.
제11장, ‘국제복합운송’에서는 국제물류라는 개념과 가장 가까운 운송수단 간의 연계와 협력의 문제를 다룬다. 물류의 발전으로 수요자들이 문전 운송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국제물류 산업도 링크와 노드간, 또 모드간의 협력 또는 통합을 추구해왔다.
제12장, ‘국제물류거점’에서는 주로 국제물류거점의 제도적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국제물류거점을 정의하고 다양한 형태를 소개하며, 그 제도적 변천으로 보세구역과 자유무역지역, 경제자유구역을 차례로 다루고 있다.
저자가 2002년 박사학위를 받고 우리나라의 여러 대학에서 국제물류론을 강의해온 지 20년이 넘었다. 첫 강의를 시작할 때부터 교재의 집필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부족한 재능과 나태한 천성 탓으로 이제야 탈고하게 된 것이다. 팬데믹 시 온라인 강의를 위해 작성한 스크립트가 기초자료가 되었고, 재능과 열정이 넘치는 공동저자의 자극 덕분이다.
이 책의 집필에는 너무나 많은 선후배 교수님, 연구자들의 문헌에 큰 도움을 받은 것을 고백해두지 않을 수 없다. 본문에 인용되거나 참고문헌에 나열된 저작물들이 모두 저자와 본서의 스승들이며, 그 선한 영향에 마음 깊이 감사드릴 따름이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도록 도움을 주신 피앤씨미디어의 박노일 사장님과 편집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이 책의 집필에 온 정성을 기울였음에도, 없을 수 없는 내용상의 오류에 관한 것은모두 저자들의 책임이다. 그럼에도 모쪼록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국제물류’의 제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