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개인이 최초로 세운 유아숲체험원의 설립자이자 숲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저자의 삶과 철학이 잘 녹아 있다. 저자는 경남 함안군에서 가난한 집의 6남매 중 셋째 딸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주)한일합섬이 운영하는 한일여실고에 입학해 (주)경남방직에서 주야 3교대로 일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에 합격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입학하지 못하고 돈을 벌어야 했다. 열여덟에 시내버스 안내양 일을 시작으로 장갑 공장, 수출자유지역 공단에서 일했다. 싱가포르 공장에서 산업연수생으로 일했고 노점 꽃장사, 보험 설계사, 웅변학원 강사로 성실하게 살았다. 이후 틈틈이 공부하여 29살의 나이에 문성대학 유아교육과에 늦깍이 입학하였다. 졸업 후 창원대학교 사회학과에 편입하여 배움을 이어 나갔다. 경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정치외교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경상대학교 조경학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어려운 상황과 난관이 닥쳐도 늘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이겨냈던 삶을 살았고 또 그 과정에서 자신이 가장 행복한 시간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생활하고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유아교육과의 만남은 저자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수업을 마치고 홀로 키우는 아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사회가 아름답고 조화롭게 되려면 유아교육부터 바꿔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초심은 30여년이 지나는 지금까지도 흔들리지 않고 "몸에 상처는 있어도 마음의 상처는 없는 아이들"을 이정표 삼아 오늘도 아이들과 숲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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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인 2015년에‘나는 오늘도 아이들과 숲으로 간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발간하였다. 살아온 이야기와 생태교육에 관한 에세이인 이 책은 감사하게도 10쇄 이상 출판을 거듭하여 베스트셀러가 되어 당시 많은 반향이 있었다. 그 뒤 많은 독자로부터 꾸준히 생태교육의 대담한 실험이었던 숲유치원의 현황을 알고 싶어하는 요청을 받아왔다. 전작으로부터 1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예전의 기록을 정리하여 다시 세상에 내어놓게 된 게으름에 용서를 구한다.
숲에서 듣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꿈마당에 밤이 찾아오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잦아들었다. 창문 밖으로 보름달이 둥글게 떠올라 있다. 언제부턴가 내가 살아온 삶, 살아가는 삶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문득 더 늦기 전에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경험을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많이 하면서 살아왔다. 살면서 힘든 고비 고비마다 선택과 집중,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겨 왔다. 그 내적인 힘이 어디서 왔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언제나 답은 하나로 연결되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연 속에서 자랐던 일상생활, 농사일, 가난 그리고 근면 성실한 부모님 덕분이었다.
유아교육 공부를 하고 유치원을 개원하면서부터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면 좋을까’를 하루도 빠짐없이 고민해왔다. 내가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고 강의를 듣고 책을 읽으며 깊이 고민하여 내린 결론은‘자연과 함께 신명나게 노는 아이들’로 키우는 것이었다.
이후 끊임없는 노력과 집념으로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숲놀이교육에 힘을 쏟았다.
그리하여 오늘도 산으로 들로 계곡으로 나가서 아이들과 함께 놀고 논밭에서 함께 농사지으며, 가마솥에 불 때고 콩 삶아 메주 만들어 된장 담고 지낸다.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행복한 아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내게 되었다.” (작가의 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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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아이의 몸·마음·영혼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숲교육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회장/ (사)한국숲유치원협회 초대회장, 부산대 명예교수
임재택
우리는 지금 사람과 천지 만물이 병들어 가는 생명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약 30년 전 아이들이 흙을 멀리하면서 생긴‘아토피( 土避)’를 연유로 시작한 생태유아교육이 이제 숲유치원을 넘어 초·중등학교 숲교육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공간에서‘양계닭’처럼 자라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놀이와 아이다움을 되찾아주어‘토종닭’처럼 키우고자 하는 아이살림·생명살림의 유아교육이 바로 생태유아교육이고 숲교육입니다.
또한 생태유아교육과 숲교육은 사람과 자연이 하나되는 생명공동체 세상,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사람공동체 세상, 아이들의 몸·마음·영혼이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 행복 세상을 지향하는 홍익인간 재세이화의 이념을 실현하는 참교육입니다.
30여 년 전 저자는 유치원 원장 자격연수 과정에서 저의 생태유아교육 강의를 접하고, 그 사상과 철학과 방법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나름대로 생태유아교육과 숲교육을 지금껏 성실히 실천하면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저자가 운영하는 숲유치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아늑한 산과 졸졸 흐르는 시냇물, 그리고 호숫가를 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쉴 새 없이 산으로 밭으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양계닭같이 크는 아이들을 토종닭같이 키우는 교육 현장이었습니다.
몸에 상처는 날지 몰라도 마음에는 상처 나게 하지 않겠다는 저자의 교육철학이 있었습니다. 직접 담그는 된장을 비롯하여 각종 건강한 유기농 먹거리와 합쳐져 몸과 마음과 영혼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아이들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저자가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기억이 생태교육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천방지축 뛰어다니던 저자의 유년 시절은 그 후에 많은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 되었을 것입니다. 저자의 생태유아교육과 숲유치원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우리나라 개인 제1호 유아숲체험원을 설립 운영하는 것으로 충분히 느껴집니다.
이 책은 어려웠던 시절을 추억하며 힘차게 헤쳐 나가는 우리 근대사의 개인적인 자료로서도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지만, 또한 저자가 숲유치원에서 어떻게 신나게 아이들과 뛰어놀며 같이 커가는 지를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줄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콘크리트 실내공간에서 자라는 아이들보다 자연과 교감하며 맘껏 뛰놀며 자라는 것이 훨씬 더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상식적인 사실이 보다 더 많이, 보다 더 멀리 퍼져나가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