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의 시대에 되돌아보는 코로나19의 기록
전대미문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소통의 힘
2020년 ‘원인 불명의 집단 폐렴’으로 시작되어 전 인류가 함께 치러내야 했던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앤데믹 선언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수년간에 걸친 이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당시 문재인 정부는 국민과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며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냈다. 선진국을 추수하던 대한민국에서 선진국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으로 그 국격과 위상을 높였다. 그 힘의 근원은 ‘소통’이었다.
《누가 싸웠는가》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방역 정책을 투명하고 정직하게 알린 기록을 담은 책이다. K-방역으로 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은 물론 방역과 경제, 민생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던 정부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회에서 14년 이상 교육과 보건복지 분야에서 정책전문가로 일해온 이 책의 저자 여준성 의원은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앞장섰고, 정부의 보건복지 정책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청와대 마지막 사회정책비서관이자 ‘코로나 비서관’로서 그는 2020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코로나19와 맞서 싸워온 정부의 기록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강제된 언택트(untact) 시대, 비대면으로 연결하는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며 정보를 전달해 궁금증과 막연한 공포심을 해소해주었다. K방역은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허위정보, 가짜뉴스, 숱한 정치방역과도 싸워야 했다. 2년 5개월여 간의 그 사투는 여준성의 페이스북 계정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307개의 포스팅, 21만 9,203개의 반응이 있었다. ‘좋아요’ 19만 1,461개, ‘댓글’ 8,079개, ‘공유’ 1만 9,663건에 달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그가 SNS를 통해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에 적극 대응하는 과정을 보고 “여준성처럼 일하라.”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2부에는 K방역의 핵심이자 아이콘이 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과의 대담이 수록되어 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 대한 소회에 그치지 않고 정책 면에서, 공공의료 및 사회환경 개선 등까지 포함해 또 다른 팬데믹에 대한 대비책까지 논하고 있다. 무엇보다 ‘과도하게 포장하지 않고, 근거 없이 낙관하지 않고, 팩트 중심으로, 행동 수칙 중심으로 솔직하게 설명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라고 밝힌, 소통 자세가 인상적이다. 정은경 전 청장 한마디 한마디가 그대로 ‘국민행동지침’이 될 수 있던 신뢰의 비결이다.
이 책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기록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공직자가 지녀야 할 자세와 소명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전쟁은 끝났으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정치와 소통은 공동체의 존망을 결정하는 문제다. 투명성과 신뢰를 바탕에 둔 소통은 분야를 막론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힘이 될 것이다. 소통만이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