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10인의 개성을 담은
다양한 형태와 무늬의 니트웨어와 소품 14가지
이 책을 기획한 에메 질은 2015년부터 손염색실 브랜드 ‘라비앵 에메’를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온ㆍ오프라인에서 대중을 상대로 뜨개질 관련 활동을 해온 손뜨개 마니아이다. 그가 스웨터용 고급 울실인 ‘코리워스티드’를 선보이며 이 실을 이용한 니트웨어 디자인을 뛰어난 디자이너 10인에게 의뢰해 조화로운 컬렉션을 완성했다. 코리워스티드 실은 뜨개질을 하면 무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지만, 작품별로 안내된 게이지를 낼 수 있는 워스티드나 DK 굵기의 울실이면 브랜드에 구애받지 않고 어느 것이든 사용할 수 있다.
책에 수록된 작품은 스웨터와 카디건이 주를 이루며 비니 1종과 카울 2종, 숄 3종이 포함되었다. 다양한 디자이너가 참여한 덕분에 전체를 뜨는 방식이나 세부 형태, 무늬와 배색 등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를 솔기 없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 뜨는 스웨터가 있는가 하면, 아래에서 위로 여러 조각의 편물로 뜬 다음 연결하는 스웨터도 있다. 스웨터 형태에 스틱을 떠서 잘라 앞여밈단을 만드는 카디건도 있고, 주머니 안감부터 뜨기 시작하는 독특한 형태의 오픈형 카디건도 있으며, 드롭 숄더가 돌먼 소매로 이어지는 판초도 소개되어 다양한 형태의 니트웨어 만들기를 익힐 수 있다. 작품에 따라 요크에 과감한 무늬를 넣거나 밑단 높낮이에 변화를 주기도 하며, 네크라인이나 소매 형태도 다양하다. 카울과 비니는 같은 디자이너의 스웨터와 세트로 연출하면 전체적인 스타일링이 한층 돋보인다.
재미있고 빨리 뜰 수 있는 초보자 친화적인 디자인에서 세로 배색과 가로 배색 케이블의 복잡한 조합으로 숙련자에게 적합한 디자인까지 작품마다 뜨개 난이도 차이가 있지만, 서술형 풀이를 기본으로 무늬 도안이 제시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뜰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실의 무한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독창적인 아이디어
각각의 챕터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밝히는 패턴을 창작하게 된 동기에서 시작한다. 영감을 얻고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아이디어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 놀라울 만큼 멋진 인타시어 케이블을 선보이는 낸시 마천트Nancy Marchant,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앤드리아 모리Andrea Mowry, 건축적이고 구조적인 입체감을 중시하는 티엔키에우 람Thien-Kieu Lam, 독특한 방법으로 그래픽적 요소를 더하는 막심 시르Maxim Cyr, 아프리카의 전통 문양을 활용하는 실비아 와츠체리Sylvia Watts-Cherry, 수십 년간 왕성하게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전설적인 디자이너 노라 고건Norah Gaughan 등 참여한 작가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에서 입체감 있는 구조적 설계가 돋보이는 디자인까지, 화려한 배색에서 단색의 질감 표현까지 다채로운 개성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의류에 어울리는 실용적인 실로
편안하게 즐겨 입을 수 있도록
소개된 작품은 의류가 대부분인 만큼 다양한 사이즈를 소개해 누구나 몸에 잘 맞고 움직임이 편안한 옷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소매 길이나 전체 길이를 크롭과 레귤러 중에서 택일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색상 선택에 변화를 준 샘플을 참고해 자유롭게 취향을 반영할 수도 있다.
또한 워스티드 굵기의 울실 자체가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적당히 도톰하고 포근해서 스웨터를 뜨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책에 수록된 14가지 패턴에서 공통으로 사용한 코리워스티드 실의 굵기는 정확하게는 DK와 워스티드 사이인 라이트워스티드에 해당한다. 따라서 책에서 소개한 게이지 치수를 맞출 수 있다면 DK나 워스티드 실 무엇이든 사용할 수 있다.
차분하고 시크한 분위기에서 에스닉한 감성과 키치한 감각, 사랑스러운 디테일까지 다채로운 이미지의 니트웨어가 가득한 이 책에서,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을 찾아 뜨는 즐거움과 입는 기쁨을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