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가까워지면 삶의 열정이 새롭게 솟아나고, 많은 사람이 다이어리를 사며 열정을 굳게 다진다. 곳곳에서 꾸준한 기록을 통해 인생을 바꾼 이야기를 들었고, 다이어리 꾸미기라는 창의력과 아름다움을 겸비한 취미활동을 많이 봤기에 일기쓰기는 손쉽게 내 것이 될 것 같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초등학생 때도 썼던 일기이지만 무엇을, 어떻게, 언제 써야 할지는 지금도 어렵게 느껴진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새해에 뜨겁게 불타던 열정은 봄과 여름이 올 즈음 서서히 식어 ‘다이어리였던 것’이 된다.
극작가이자 영상제작 PD로 일하며 노트에 수많은 기록을 남기고, 21년간 일기쓰기를 통해 삶을 써온 기록 전문가 전지욱은 『퍼스널 저널링』을 통해 “당신에게 필요한 방법으로 필요한 순간에 일기를 쓸 수 있도록 알려주는 좋은 코치가 되겠다(p.6)”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기쓰기의 목적과 소재를 다루고, ‘이분할 일기’, ‘대본 일기’, ‘도파민 일기’, ‘몸 일기’, ‘의미탐구 일기’를 포함하여 총 19가지의 일기쓰기 방법을 알려주며, 자신이 21년간 일기를 써오며 겪었던 어려움과 아름다움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그리고 이 고백의 이유는 당신이 꾸준히 기록하는 습관을 넘어 삶을 사랑하는 곳에 닿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p.239). 이렇듯 『퍼스널 저널링』은 일기를 쓰다 자주 넘어지는 사람, 다양한 방법으로 일기쓰기의 즐거움을 키우고 싶은 사람, 사소한 일이라도 꾸준히 해보고 싶은 사람,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었던 사람의 기록이며 그런 사람들을 위한 위로이자 선물이다. 삶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저자 전지욱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닌 네 명의 또 다른 기록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함께 실어 전한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출판 편집자 박혜진 씨는 「사과나무의 전언」(조선일보, 2023.11.02.)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빛과 어둠의 평균율이자 생의 이치”라는 말을 썼다. 요지는 잘 익은 열매가 많은 나무에는 그만큼 썩은 열매가 많고, 썩지 않은 열매가 적은 나무에는 잘 익은 열매도 적다는 것. 즉, 좋은 나무와 좋지 않은 나무는 따로 있지 않다는 말이다. 이 말은 일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지욱은 “결국, 인생의 한 권의 노트”라고 말했다. 일기에 인생의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만이 아니라, 어렵고 슬픈 순간까지도 기록하며 우리 인생의 평균율과 삶의 이치를 알아가는 것. 그리하여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 올바른 삶의 자세이자, 『퍼스널 저널링』을 통해 저자가 전하고 싶은 진심이다. 다가오는 새해 다시금 삶의 열정의 열매를 맺고 싶은 이들, 기록을 통해 자신에게 더 가까워지고 싶은 이들에게 『퍼스널 저널링』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