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의 기대와 자식이 느끼는 부담
많은 부모들은 자기 자식에게 수많은 기대를 하곤 한다. 잘 되라는 의미에서 가지는 기대, 부모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기대,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비롯된 기대 등 수많은 기대가 있다. 그리고 자식들은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며 부담을 가진다. 이러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일은 아닌 듯하다. 그래픽노블 『엘리』에 나오는 이탈리아에 사는 엘리 부모도 똑같다. 엘리의 엄마는 엘리의 생각은 상관없이 엘리가 운동을 잘 하길 바란다. 운동을 잘하면 학교생활도 잘할 수 있고, 친구도 잘 사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운동치 엘리에게 배구를 배우라고 보낸다. 하지만 엘리는 3일만에 포기한다. 또 테니스를 배우러 갔다가 엉망진창이라 그만두고, 양궁은 이틀만에 팔을 다친다. 엘리의 엄마는 엘리가 자신이 믿는 바대로 잘 커 주길 바란다. 엘 리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는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은 채. 부모와 자식의 생각이 계속 부딪히지만 결국 자신이 정말 잘하고 좋아하는 꿈으로 향하는 모습이 『엘리』에 그려진다.
■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것은?
엄마의 기대와 달리 엘리는 정말 하고 싶은 건, 바로 발레다. 더 넓게는 춤을 추는 것이다. 운동치인 엘리지만 발레의 기본 동작은 금세 따라하고 즐거워한다. 하지만 엘리 엄마는 발레를 배우는 것을 반대한다. 왜 반대하는지 엘리 엄마의 말에서 지레 짐작할 수 있다. “발레는 경쟁이 너무 치열해. 그러니 발레 하는 아이 부모는 허구한 날 다툴 수밖에.” 현실적인 문제나 어려움을 아는 엘리 엄마는 아이가 어려운 길을 가는 것을 미리 차단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꼭 발레를 배우고, 춤을 추고 싶은 엘리의 꿈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엘리』는 던진다. 부모가 반대하는 데도 정말 그게 꼭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엘리』는 보여준다. 엘리는 발레를 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일탈을 하기도 하고, 엄마의 반대를 설득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발레를 배우면서도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왜 발레의 꿈, 춤을 추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한다. 『엘리』를 읽으면서 정말 꿈을 이루기 위해서 헤쳐 나가야 하는 난관이 무엇이고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열정과 용기를 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 가벼운 리듬 속에 생동감 넘치는 감정
그래픽노블 『엘리』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접해 봤던 상황과 감정을 그리고 있다. 무겁지 않은 주제인 만큼 밝은 톤과 가벼운 유머가 어우러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들은 자신이 엘리가 되어 희로애락을 느끼며 크게 공감할 것이다. 글 작가 브라이언 프레스키는 자신이 오래도록 한 연극 연출을 잘 살려 만화에서도 독자가 빠져들게 잘 구성해 냈다. 또한 주인공 엘리의 표정과 몸짓 등에도 주목해 봐야 할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은 부드럽고 풍부하고 생생하다. 부드러운 선과 면을 이용하여 그린 엘레나 트리올로는 발레를 좋아해서 이 책을 그리면서 무척 행복했다고 전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발레를 더 잘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말하는데, 부드러운 발레 선에서 작가의 애정이 드러난다. 특히 발레를 좋아하는 엘리의 감정을 눈빛과 입모양, 얼굴 색 등으로 미묘하게 표현해서 생동감 넘치는 감정을 담아냈다.
◆ 주요 내용 ◆
운동이라면 질색하는 운동치 엘리! 엄마가 배구, 테니스, 양궁, 수영까지 온갖 운동을 다 시키지만 엘리에게 느는 건 창피함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관람한 발레 공연에 엘리는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엄마는 발레는 물론 춤이라면 모두 반대다. 발레가 하고 싶은 엘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꿈을 위해 엘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