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잡지처럼 흥미로우면서도
인문서처럼 깊이 있는 지식을 다룬 책
≪인스타에도 없는 패션 이야기≫는 패션에 대해 어린이들이 가질 수 있는 궁금증에 답을 주는 책입니다. 내가 입고 있는 이 청바지와 티셔츠, 언제부터 입기 시작했을까? 유행을 주도했던 최초의 인플루언서는 누구지? 하는 질문에서부터 디자이너와 패션 브랜드의 일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하지요. 이런 흥미로운 내용이 패션 잡지처럼 세련된 편집에, 길지 않은 분량으로 쓰여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읽기 쉽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인문서이기도 합니다. 인류가 옷을 입기 시작한 이래로 패션과 스타일은 생활양식, 사회계층, 취향, 개성을 반영해 왔지요. 소수의 귀족들만 자신들의 몸에 맞는 맞춤복을 입었던 오트 쿠튀르 시대를 지나, 20세기에 이르면 코코 샤넬, 이브 생로랑 같은 디자이너들이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어야 했던 문화에서 여성들을 해방시키고 패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립니다. 이제는 여러 사람이 입는 기성복과 길거리 패션이 유행하면서 패션은 특권이 아닌 모두의 것이 되지요. 책에서 소개하는 이런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문화·예술·사회 전반에 걸쳐 풍부한 지식을 얻게 됩니다.
기본 아이템에서부터 명품 패션 브랜드 소개와
패스트 패션, 환경 문제까지
다른 패션 책과 이 책이 차별화되는 점은 청바지, 스커트, 정장, 운동화 등의 기본 아이템 위주로 각각의 역사와 스타일 등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아이템에서 파생한 다양한 디자인과 브랜드,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보기 편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또한 색인 페이지에는 각 브랜드의 창립 연도와 소재지, 디자이너의 생몰 연도, 특징 등이 간략히 소개되어 있어서 본문에서 찾지 못한 정보를 일일이 검색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요.
이 책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망라하고 있습니다. 명품 패션 하우스의 특징과 창립에 얽힌 이야기, 대표 아이템은 무엇인지, 브랜드의 역사와 경영 철학은 어떠한지 등을 자세히 다루고 있어서 패션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들이 흥미롭게 읽으며 관련 상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오늘날 패션 산업의 가장 큰 숙제로 남아 있는 환경오염 문제도 놓치지 않은 책입니다. 청바지 한 벌을 생산하는 데 드는 물이 1만 리터가 넘는다는 점, 의류 소비를 줄이는 디자인 방식인 트랜스 폼 소개,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옷, 빈티지 패션과 중고 마켓 등을 소개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패션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줍니다.
최초로 전속 디자이너를 둔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살았던 중세시대에서부터 출발하여, 과잉 생산된 기성복들이 환경 문제를 낳고 있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패션에 얽힌 다양한 주제를 종횡무진 오가다 보면 아이들은 시대를 꿰뚫는 문제의식까지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패션이란 단지 멋지고 아름다운 겉모습을 추구하는 것만이 아니라 각 브랜드가 지닌 가치와 철학을 입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