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의 기획, 10년간 중국 전역 직접 탐사
국내 최초 춘추전국시대를 정면으로 다룬 역사교양서
새로운 디자인, 세심한 교정교열로 다시 만나는 《춘추전국이야기》
여행하는 인문학자 공원국과 위즈덤하우스가 3년간 기획하고 저자가 10년간 중국 전역을 탐사하여 집필한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의 개정2판이다. 2010년 초판 출간 이후 2017년 개정판에 이어 6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를 만난다. 이번 개정에서는 우선 구성이 바뀌었다. 기존 11권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고려해 합본 6권으로 변경되었다. 독자들은 춘추시대에서 전국시대로 그리고 제자백가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향연에서 강력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로 바뀌는 것은 디자인이다. 시리즈의 완결성을 높여주는 표지 디자인으로 리뉴얼했다. 전 권의 표지를 펼쳐 이으면, 마치 550년의 춘추전국시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듯하다. 독자로서는 ‘춘’ ‘추’ ‘전’ ‘국’ ‘시’ ‘대’ 한 권 한 권을 완독할 때마다 벽돌책을 격파하는 쾌감과 한 시대를 파악했다는 충만함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본문 판형 또한 기존 신국판에서 국판으로 줄이고 행간을 넓혀 가독성을 높이는 동시에 읽는 재미를 음미할 수 있게 했다. 세 번째로 바뀐 것은 본문 전면 교정교열이다. 세심한 시선으로 내용의 오류를 바로잡고, 오탈자와 용어의 통일뿐 아니라 변경된 맞춤법을 반영했다.
이 시리즈는 오랜 기획과 집필 기간만큼 ‘지리적 접근’을 통한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역사적 관점을 제시한 전무후무한 시리즈다. 《춘추전국 이야기》의 본산지 중국에서조차 그 가치를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강소봉황출판집단 산하 역림출판사에서 중국어로 전 권 번역 출간이 되었다. 한국 출판 역사에서 다시 나오기 어려운 저작인 만큼 이번 개정으로 더욱더 오랜 기간 독자들을 만나고자 한다.
동아시아 문화의 근원이자 현대 중국을 이해하는 키워드,
전대미문의 사건과 인물 군상이 집약된 ‘춘추전국시대’
시대를 통찰하는 압도적 서사의 즐거움 속에서
역사를 읽고 삶을 이해하는 지혜를 터득한다!
춘추전국시대란 기원전 770년 주(周)나라가 융족에게 밀려 동쪽 낙양(낙읍)으로 옮겨온 시대부터 진(秦)이 전국을 통일한 기원전 221년까지 약 550년의 기간을 말한다. 중국의 역사는 상(商)나라에서 시작되어 주나라와 춘추전국시대를 경유해 거대한 제국으로 발전했다.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면서 황하를 비롯한 큰 물줄기들 주위에는 강력한 중앙집권제 국가들이 탄생했다. 또 노예를 대신하여 일반 백성들이 생산을 담당하는 농업국가의 기틀이 마련되고 국가 규모의 조세체계와 상비군이 탄생했다.
전국시대 말기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진(秦)이 경쟁자인 6국을 흡수하여 최초로 통일제국을 이루었다. 그리고 한(漢)이 이를 계승하여 오늘날 우리가 ‘중국’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몸체가 탄생했다. 춘추전국시대를 ‘중국’이라는 거대한 뼈대가 탄생한 시기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며, 그 뼈대 위에 이후 역사의 살이 덧붙어 오늘의 중국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는 단편적인 사건 중심의 서술이 아니라 열국의 치열한 각축과 흥망성쇠를 거시적인 흐름에 주목해 중국사를 조망한다. 수많은 국가가 명멸하는 과정과 그 중심에서 활약한 인물들을 통해 역사라는 커다란 안목으로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게 한다. 저자는 알려진 자료 외에도 치밀한 현장답사와 온갖 죽간, 명문, 석비 등 자료 고증을 통한 노력으로 끊임없이 대립, 융합, 발전하는 춘추전국의 시대상을 오롯이 담았다. 이 시리즈는 춘추전국시대를 바라보는 당대인들의 평가와 후대인들의 기록, 그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맞물려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를 돌아보게 하며 미래의 문을 여는 깊은 통찰을 제시해준다. 또한 인생의 영욕과 애환,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내는 세상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직접 답사한 지리적 배경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역사적 관점을 제시한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필독서였던 ‘사서오경(四書五經)’은 춘추전국시대에 성립되었다. 중국에서는 신해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왕조가 교체되더라도 춘추전국시대의 제도를 계속 차용했다. 결국 중국뿐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들의 뿌리를 한번에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는 ‘춘추전국’이다. 춘추 초기엔 수백 개의 국가가 있었지만 전국 말기엔 일곱 개의 국가만 남은 것처럼, 춘추전국시대는 역사 속 어느 시대보다 치열한 생존과 경쟁의 싸움터였다. 이 치열한 싸움터에서 수많은 영웅과 철인이 힘과 지혜를 겨루고 수천만의 사람이 그 속에 삶을 녹였다. 그 과정에서 인륜과 패악, 덕과 힘, 명분과 실리의 길들이 서로 부딪치며 움직였고, 결국 승리와 패배의 갈림길을 만들어냈다.
저자는 수년간 중국과 주변국을 여행하면서 황하 유역에서 시작한 작은 부족국가가 어떻게 자연이 허락하는 경계까지 뻗어나갈 수 있었는지, 서로 다른 이질적인 문화를 어떻게 통합해 오늘날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만들어냈는지 그 기원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2천 년 전 ‘춘추전국’이라는 특수한 시대에서 중국의 원형을 추적했다. 저자가 직접 답사하며 확인한 지리적 배경을 바탕으로 춘추전국의 역사를 서술했기에 독자들은 큰 윤곽으로 이 시대를 좀 더 입체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탄탄한 이론에 근거한 현실 정치가 정(鄭)나라 자산(子産),
강대국들 사이에서 강소국으로 살아가는 길을 보여주다!
춘추 중기부터 북방의 진(晉)과 남방의 초(楚)가 패권을 다투자 중원의 한가운데를 차지한 정(鄭)나라는 아침엔 초나라에 항복하고 저녁엔 진나라를 찾아가는 것이 일상사가 되었다. 그래서 이 시기 정나라의 정치를 담당한 정경(正卿)들의 가장 중요한 정치행위는 바로 진과 초 어디에 붙는 것이 유리할지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진-초 양쪽에서 군대라도 내면 그때는 양국의 눈치를 보느라 갈팡질팡하는 애처로운 시기를 겪었다. 진-초 양국 사이에서 정나라의 줄타기가 계속되고 있을 때, 진-초의 압박 속에서 생존의 해법을 찾아낼 주인공이 마침내 등장한다. 정나라 최고의 귀족 출신으로 아버지와 숙부들이 진과 초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면서 정치적 안목을 키워온 자산(子産)이 동성 숙부들 간의 권력투쟁 와중에 경(卿)으로 승진하며 정치 일선으로 나온 것이다.
이론가인 동시에 행동가인 자산은 작은 나라의 정경으로서 명분과 실리를 적절히 취하여 정나라가 열강들의 끊임없는 외침과 공납의 압박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그의 쉴 틈 없는 내부 개혁, 국제정치를 다루는 능란함, 그리고 전쟁을 줄이기 위한 노력 등은 후대의 수많은 개혁가와 사상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자산은 언변이 뛰어나고 행동이 민첩하며 공명정대하고 무욕한 데다 엄격함과 관대함을 조화롭게 갖추어, 공자는 그를 사표(師表)로 삼아 유가의 표본으로 존중했고 한비자는 그의 엄격함을 보고 법가의 모범으로 흠모했다. 또한 유소는 《인물지》에서 자산을 인격(덕)과 엄격한 원칙(법), 정치적인 수완(술)을 모두 갖춘 사람으로 평가했다. 이 책에서는 강대국들이 정나라를 넘보지 못하게 만든 자산의 정치력을 통해 크지 않은 나라에서 정치를 맡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배워야 할 정치의 요체를 확인할 수 있다.
‘오월동주’와 ‘와신상담’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의 시대
장부들의 야망과 복수, 그 빛과 그림자!
오나라의 검이 패권체제의 한 기둥을 끊자 춘추시대의 질서는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그 이후는 바로 전국시대였다. 스스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살아남아야 하는, 도와주는 이가 아무도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전국시대는 피로 물든 ‘선진 사회’였고, 오-월의 각축은 이 전국의 문을 연 뚜렷한 징표였다.
이 책의2부는 원한과 복수, 욕망과 지혜가 칼과 창처럼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파란만장 인생사의 종합 교과서이다. 칼로 상징되는 은원과 암살로 대표되는 도덕정치의 붕괴를 두 축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합려, 부차, 구천, 범려, 오자서, 문종, 백비 등이 등장하는 《오월춘추》는 역사 자체가 거대한 대하 드라마다. 원한과 복수, 욕망과 지혜가 칼과 창처럼 부딪치며 인간사의 교과서를 만들어낸다. 철천지원수가 함께한다는 ‘오월동주(吳越同舟)’, 쓸개를 핥으며 절치부심 복수의 칼을 간다는 ‘와신상담(臥薪嘗膽)’ 등의 말들은 모두 오나라와 월나라의 싸움에서 생겨났다. 복수는 새로운 복수를 부르고, 숨겨진 검은 당사자를 파멸시킨다. 오나라와 월나라의 복수극 속에는 당사자들도 인지하지 못한 또 다른 복수극이 숨어 있다.
수많은 중국 소설들이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복수극을 원형으로 했다. 이 책에서는 ‘와신상담’의 치열한 각축을 다룬 오-월 쟁패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물고 물리는 처절한 복수의 현장에서는 결국 승자와 패자의 구분마저 흐릿해진다. 강대했던 오나라와 월나라는 모두 장수하지 못했다. 전투의 승리와 전쟁의 승리는 달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