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그녀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을까?”
수컷 토끼는 사고로 암컷 토끼를 잃은 후 고통스러워서 날마다 눈물을 흘렸어요. 그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랑하는 그녀의 사진을 집 안 곳곳에 걸어두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사진마저 누렇게 빛바래져 갔어요. 토끼는 그녀를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바로 그녀와 닮은 토끼를 찾아서 사진을 다시 찍는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그는 그녀와 닮은 토끼를 찾기 위해 공고를 내는데요. 가수, 회계사, 사육사, 치과 의사, 쌀알 감별사 등 여러 직업의 토끼들이 그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해요. 과연 그는 자신의 생각처럼 그녀와 닮은 토끼를 찾았을까요?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고통과 그에 따른 집착이 빚어낸 어리석음,
그리고 다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낸 그림책
프랑스 작가 록산 뤼메레는 소중한 존재를 잃었을 때 느끼는 상실감에 관한 그리움과 고통, 그리고 다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잃어버린 양말 한 짝을 찾아서》에 담아냈습니다. 사랑하는 존재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는 생각만으로도 고통스러운 감정이 먼저 떠오를 텐데요. 《잃어버린 양말 한 짝을 찾아서》는 상실의 아픔을 극복해가는 이야기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극적으로 전개됩니다. 한국에서 첫 그림책을 선보이는 록산 뤼메레 작가는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컬러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또한 짝을 잃은 수컷 토끼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슬픈 감정이 스며듭니다. 토끼는 아무리 애써도 잃어버린 그녀를 찾을 수 없는 그 마음을 “마치 잃어버린 양말 한 짝이 된 것”에 비유하며 외로움과 고통에 울부짖는데요. 잃어버린 짝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그가 고안해낸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안타까운 마음 한편으로는 그 어리석음에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합니다. 과연 토끼는 그녀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을까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는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에 다다릅니다. 우리는 살면서 한번은 사람이든, 사람 아닌 존재든,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 책은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그 순간, 나라면 어떻게 그 고통을 견뎌낼까를 깊이 생각하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마지막 장까지 다다르면 자연스레 나에게 소중한 누군가를 떠올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