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문]
몇 해 전 수당대표시선 〈하늘에 쓴 연서〉를 세상에 선보임에 독자들의 평이 너무 좋아 생애 최고의 영광을 누렸다.
솔직히 필자는 젊은 날에, 시를 어떻게 쓰는 것인가도 모르고, 그때 그때 문득 문득 생각나는 영감, 가슴에서 울어 나는 소리를 적어 놓았던 것을 모아 출판했을 따름이다. 이를 시평론가 홍윤기 박사님이 ‘순수 서정과 아포리즘의 미학’이라 규정함으로써, 요새 다시 음미해 보노라면 과연 ‘시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시란 영혼의 소리, 은유와 운율로 축약된 단문(短文)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반년 만에 재판을 내면서, 지난 판의 시들 중 몇 곳을 약간 정장하고, 대표시 ‘하늘에 쓴 연서’의 영역, 한역 및 일역편과 새로이 ‘이 몸이 죽어가서’ 1편을 추가하면서, 시화집(詩畵集) 완전 컬러판으로 장정(裝幀)했다. 필자의 평생의 기념물로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