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서문 ]
일찍이 미국의 철학자 산타야나(Santayana, 1863~1952)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과거를 되풀이하기 마련이다”고 했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이하면서 그 전쟁의 비참했던 동족상잔의 비극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또 전쟁이 되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그런 비극이 또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며,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짙기 때문에 어떤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전쟁을 억제해야 한다. 인간의 과거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학문이 역사학이며, 많은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역사란 무엇인가 ’ 하고 해답을 찾아왔다. 저자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기에 견해를 소개하면, “역사란 지난날 인간생활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일의 인과관계因果關係의 진실을 밝히고, 그것으로 현실을 이해하는 료로 삼고 또 후세에 넘겨주어 교훈으로 삼게 함으로써 삶을 유익하게 하는 학문이다.” 6.25전쟁은 한반도를 무대로 하여 20개국의 군대가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3년 1개월여에 걸친 전쟁이었다. 이 전쟁은 한민족에게 심각한 인적 물적 정신적 피해를 안겨다 주었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민족으로 전락시켰다. 그 후 70년의 세월이 흘러 남 북한의 삶의 질도 많이 달라졌다. 즉,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북한의 무역액이 29억 450만 달러이고, 한국 무역액 1조 456억 400만 달러의 0.3%에 불과하다고 2020년 5월 5일 밝혔다. 온 세계가코로나19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정세는 바라지 않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즉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무기와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니 북한 김정은체제가 핵 미사일로 ‘금지선(red line)’을 넘어 미국 국민을 위협한다면 김정은체제가 곧 말살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가 ‘핵전쟁’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리라. 지난 204년 1월 육군사관학교 가입교생 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 충격을 받았다. 즉, 주적主敵을 물었는데 3%만 북한이라고 답하고, 34%는 미국을 꼽았고, 또 한국군과 미군이 먼저 북한을 침공해서 6.25전쟁이 일어났다고 전교조 교사로부터배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6.25전쟁에 관한 ‘진실(truth)’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201년에 6.25전쟁이란 무엇인가 (4 6배판, 620여 쪽)를 발간했다. 이 책은 그 후의 6.25전쟁에 관한 논문과 누락된 내용 그리고 ‘평화적 통일’과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 등으로 엮었으며, 한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6.25전쟁의 진실을 밝히고, 거기서부터 교훈을 찾아야 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이 책을 발간하기로 했다.
ㆍ제1부 6.25전쟁 70주년을 회고하면서!
6.25전쟁 70주년을 회고하면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내용, 즉 6.25전쟁의 방아쇠는 누가 당겼나, 6.25전쟁은 누가 유인했나, 초기작전에서 한국군은 왜 패했는가, 평화적 남북통일이란 무슨 내용인가 등을 오늘날의 관점에서 재조명해 보았다. 비록 출처를 밝힌 각주(fotnote)가 붙어 있지만,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수필형식으로 했음을 밝혀둔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내용을 오늘의 관점에서 집필했다. ㆍ제2부 6.25전쟁의 해석과 논평전쟁이란 정치가의 오인, 오해, 오산에 의해 발생하지만,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서 정보를 정확히 밝힘으로써 방지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전쟁과 전략의 논리는 보편적이며, 대조적으로 전쟁의 성격과 수행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이런 차원에서 6.25전쟁에 대한 분석, 해석 그리고 논평은 군사고전인 손자병법 (B.C. 513 )과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1832)을 바탕으로 했음을 밝힌다.
ㆍ제3부 손자병법 으로 본 6.25전쟁
저자가 1982년 미국 워싱턴의 국방대학교(National Defense University)를 방문하여 알게 된 사실은 미국의 각군 대학 이상의 교육기관에서 손자병법 과 전쟁론 을 1980년부터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는데, 그 동기는 미군이 베트남 전쟁(195~1975)에 참전하여 ‘전투’에서는 언제나 승리했으나, 결국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저자는 1954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했는데, 재학 중 군사훈련은 받았으나, 군사고전인 손자병법 이나 전쟁론 은 전연 배우지 못했다. 당시 한국에는 군사고전을 가르칠 수 있는 군사전문가가 없었다. 독학으로 손자병법 을 연구하여 「손자병법으로 본 한국전쟁」을 공군본부에서 발간하는 잡지 공군 에 2년에 걸쳐 연재했는데, 오늘날에도 현실성이 있는 내용이라 수록했다. 책명 첫머리에 ‘군사사학’이라는 용어를 썼는데, 전쟁사는 ‘군사이론’과 ‘역사’를 결합한 ‘군사사학’으로 연구하는 것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즉, 일본의 고대사학계는 189년부터 광개토왕 비문의 ‘신묘년(391) 기사’의 해석을 바탕으로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일본열도의 倭가 한반도 남부를 4세기 중반부터 6세기 중반까지 통치했다는 說)의 논거로 삼아왔고, 10여 년 동안 남 북한, 일본 및 중국의 역사학자들이 찬 반의 논문을 발표했으나 결론을 얻지 못했다. 저자는 최초로 ‘신묘년(391) 기사’가 군사작전의 내용이며, 연구대상의 본질과 성격에 따라 연구방법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군사사학적 방법’으로 분석 해석하여 주장했다. 그리고 일본 도쿄(東京)에서 발간하는 잡지 日本及日本人 (창간 10년 기념호, 198)에 「廣開土王碑文의 眞實-軍事史學的硏究方法에 의한 辛卯年記事의 檢討-」을 투고 게재되었는데, 잡지 편집자는 그 논문을 잡지에 게재하면서 상단에 설명을 붙였다. 즉 “이번에 군사사학적 연구방법이라는 접근법에 의해 그 해석에 도전해 보니, 종래의 고고학考古學이나 문헌사학에서는 알지 못했던 고대 일본의 실상實像이 떠올랐다”고 했고, 그 후 일본 고대사학계에서는 ‘임나일본부설’이 꼬리를 감추게 되었다. 저자는 6.25전쟁에 대한 북한의 허위선전을 ‘군사사학’으로 진실을 밝혔을 뿐만 아니라, 올바른 분석과 해석 그리고 평가도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의 본문에서 밝혔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 책에는 6.25전쟁에 대한 사실史實의 중복이 있으나, 중요한 내용을 강조한 뜻으로 이해하기 바란다. 자료를 수집해 준 노양규 박사, 이원희 박사, 나태종 박사, 김재범 장군(예), 김희수 박사, 그리고 연구하는데 성원해준 많은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하며, 이 책을 발간하는데 협조해준 충남대학교 출판문화원장 백미현 교수와 양광준 과장, 김현순 김보라 씨 등 직원들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그리고 특히 지난 30여년 동안 풍석재에서 25권의 책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교정을 해준 최정화 연구위원에게 충심으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0년 6월
風石 李 鍾 學 씀
-경주 풍석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