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인물에 의해 전개된다. 따라서 소설에서 작중 인물은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은 고전소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고전소설 작품에도 각양각색의 작중 인물이 등장하며, 이들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고전소설에서 작중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하며 이에 대한 연구 역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글의 성격에 따라 이 책의 체제를 크게 세 개의 묶음으로 정하고, 각각의 글들을 해당되는 곳에 나누어 배치하였다.
제1부는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특수한 신분을 지닌 작중 인물에 대해 살펴본 부분으로, 고전소설 작품에 상당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무녀(巫女)와 점복자(占卜者)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았다. 여기에서는 주로 그 인물들이 고전소설에서 활용 · 변모된 갖가지 양상과 그것이 지닌 문학적 기능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제2부는 고전소설 작품에 등장하는 불교와 관련된 인물을 검토한 부분으로, 여기에서는 여승(女僧)과 악승(惡僧)을 대상으로 하여 이들이 고전소설에 활용된 주요 유형과 그들이 지닌 문학적 기능이나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제3부는 고전소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다른 고전소설 작품에 수용된 형상이나 활용 양상과 더불어 거기에 담긴 문학적 의미를 고찰한 부분으로 〈숙향전〉과 〈구운몽〉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전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