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중의 사도, 마리아 막달레나에 대한 새로운 조명
작가는 10년 전부터 성경의 마리아 막달레나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마리아 막달레나의 행적에 대하여 연구하고 추적해온 평신도 신학자라 할 수 있다. 그는 마리아 막달레나, 베타니아의 마리아, 그리고 투석형에 처해질 뻔한 죄지은 여인에 대하여 이들이 같은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해 4대 복음서를 뒤졌으나 시원한 해답을 얻을 수 없었다고 한다. 또한 근년에 이르러 댄 브라운 류의 흥미위주의 반 그리스도교적인 소설이 일반 외인 뿐 아니라 신자들 사이에서도 읽혀지자 그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일생에 관하여 전통적인 성경의 내용을 해치지 않으면서 이를 소설로 쓰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고 한다.
이 소설의 주요 내용은 예수는 이스라엘 민족이 고대했던 지상왕국의 임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로마 총독 본시오 빌라도는 유월절에 죄인 한 명을 풀어주는 유대관습에 따라 바라빠를 풀어줄 것인가, 예수를 풀어줄 것인가를 이스라엘 군중에게 물었다. 한 사람은 무력과 폭력으로 유대의 독립과 다윗 왕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주장하였고, 한 사람은 하느님 나라를 주장하며 이는 평화와 화해로써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노래』는 등장인물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갈등관계를 일으키며 이 소설을 풀어나가는 주된 줄거리를 이룬다. 한 부류는 예수가 주장하는 하느님 나라를 믿고 따랐으며 이스라엘에 오실 메시아는 평화의 구세주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가장 처음으로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은 예수를 낳은 나자렛 처녀 성모 마리아이다. 그리고 마리아 막달레나, 세례자 요한, 로마의 백인대장 마리우스, 예수의 제자인 사도요한 등이다. 다른 한 부류는 이와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로, 폭력으로 지상왕국을 세우려했거나 세속의 허욕으로 가득찬 사람들이다. 이들은 로마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켰던 바라빠, 열심당원 가비오, 마리아 막달레나의 외삼촌 토비야, 유다 이스카리옷 등이다.
이 소설은 전개과정에서 여러 인물을 출현시킨다. 가장 클라이맥스는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마리아 막달레나이다. 그녀의 어머니 요안나는 어릴 때부터 ‘하느님이 보내신 분의 존재를 이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마리아 막달레나를 교육시켜왔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비상한 영적 지혜와 뛰어난 아름다움을 타고난 여인이었다. 이 소설은 그녀와 로마 백인대장과의 흥미진진한 로맨스와 예수와의 인연과 관계 안에서 영적으로 예수와 일치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오늘날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예수를 구세주로 고백하고 있다. 이 위대한 반전에는 예수의 부활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여성이 예수의 부활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성모와 제자들에게 알린 마리아 막달레나였다. 이 소설의 후기에는 마리아 막달레나가 부활의 첫 증인이며, 제자들을 부활의 확신으로 이끌고 용약하여 부활을 선포하게 한 그녀의 뛰어난 행적에도 불구하고 왜 오도(誤導)된 성녀의 이미지가 오랫동안 굳어지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성서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둘을 꼽으라면 성모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이다. 성모 마리아는 그의 아들 예수가 삼위일체 교리상의 천주성자이므로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최상의 존칭으로 불리어지며 공경 받고 있다. 성모 마리아가 응당 받아야 할 존경을 받고 있듯이 마리아 막달레나 역시 성녀의 공적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여성 제자라는 복음서의 기술(루카 8,2; 마르코 16,9)에서부터 그녀의 선교 행적이 복음서에서 모두 사라진 것은 복음사가들의 여성 사도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때문이었다. 이 책에서는 한때 창녀였다는 오도된 성녀의 이미지가 무려 1,400년간이나 지속된 것은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성경에 나오는 세 여인을 혼동한데서 오는 무지의 소치였다고 설명한다. 1969년 바오로 6세 교황은 마리아 막달레나와 베타니아의 마리아, 그리고 투석형에 처해질 뻔한 죄지은 여인은 전혀 별개의 인물임을 공식적으로 천명하였다. 마침내 2016년 6월 3일 교황 프란치스코가 교령 ‘사도들의 사도’(Apostle of the Apostles)를 발표하여 성녀를 열 두 사도와 같은 반열에 올렸을 뿐 아니라 ‘사도들을 위한 사도’로 마리아 막달레나의 위치를 격상시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리스도를 대단히 사랑했고, 아울러 그분에게 사랑받은 이 여성의 중요성이 자비의 희년에 새롭게 조명되기를 바란다”며 “성녀는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에게 주님의 부활 소식을 알림으로써 그들이 용기를 내어 세상에 나가 복음을 전하도록 했다”고 선포하였다. 동 교령은 특히 하와와 마리아 막달레나를 대비하여 한명은 생명이 충만한 곳에서 죽음을 전파하였고 후자는 죽음의 장소인 묘지에서 생명을 선포하였다고 마리아 막달레나를 격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