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의 마음길을 여는 한자말 80
아이와 함께 한자를 공부하며 마음에 새긴 것들
기분氣分 부모와 자녀는 감정을 나누는 사이
방법方法 사방에서 길을 찾는 과정
고집固執 자신의 마음을 단단하게 잡고 가는 힘
응원應援 타인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시도試圖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다 보면 알게 되는 것들
……
우리말 속에 숨은 한자를 지긋이 음미하다 보면 평소에 너무나 여상히 쓰여서 더는 특별할 것이 없던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것이 아이와 함께 찾은 한자라 저자에게는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아이와 밥을 먹고 소소한 시간을 보내는 일상 중에 잠시 한자 이야기를 나눈다. ‘일상에서 찾은 한자’, ‘감정에서 찾은 한자’, ‘관계에서 찾은 한자’, ‘대화에서 찾은 한자’, ‘동화에서 찾은 한자’, 이 책에 실은 80개 단어는 모두 아이와 함께 일상에서 포착한 말들로, 두 사람의 특별한 사전으로 남게 되었다. 하루 잠깐이지만 부모와 아이의 마음길을 열어준 순간들이다. 말을 폭발적으로 배우고 익히는 아동기뿐만 아니라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말 공부의 효과는 클 것이다.
아이가 일깨워준 일상의 단어를 자세히 더듬어보며
오늘도 부모가 되어가는 연습을 합니다
처음부터 부모 역할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기쁨과 후회, 당혹감 등 복잡한 감정을 경험한다.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듯한 그 변화의 길목에서 저자는 아이가 잠든 새벽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돌보고 돌아보았다. 특히 『논어』, 『대학』, 『중용』, 『장자』 같은 고전이 그에게 큰 배움의 길잡이가 되었다. 베이징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한 저자는 결혼과 육아가 가쁘게 이어지면서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일과 공부에 대한 갈망이 커져갈 때쯤 아이를 키우며 한자와 고전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나를 위한 공부’, ‘위기지학爲己之學’을 조금씩 실천해 나갔다.
하루 잠깐을 붙잡아 아이와 한자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다음 날 새벽 엄마는 고전과 사전을 펼쳐 전날 아이와 배운 한자를 다시 찾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되새긴 마음의 소리를 짧은 글로 기록했다. 이 책은 그렇게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듯, 부모가 되어 하루 한 단어 마음 공부를 해나간 기록이다. 한 사람의 언어세계가 넓어지는 것은 단지 어휘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와 타인, 세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일이다. 우리말을 더 자세하게 이해하고, 쓸 줄 아는 문해력은 말 그대로 세상을 알아가는 배움의 과정이자 의사소통, 삶을 꾸려가는 마음가짐이나 태도의 차원으로도 영글어간다.
“이 책은 아이와 엄마인 내가 한자 이야기를 나눈 약 일 년 간의 시간을 담고 있다. 한자의 의미를 음미하는 일이 아이의 마음에 아직 가닿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은 아이가 한글 안에 한자의 뜻이 담겨 있다는 것만 알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훗날 함께 나눈 한자들을, 이 시간들을 어렴풋이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쁠 것이다.”
-‘들어가는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