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남(召南) 윤동규(尹東奎, 1695~1773)는 고려 명장 윤관(尹瓘)의 24세손으로, 9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의 엄격한 훈육 속에서 성장하다가 1711년 또는 1712년경 성호 이익의 문하에 들어가 수학하였다. 인천과 서울 용산에 살면서 성호가 별세할 때까지 문하에서 공부하면서 스승과 동료들을 도와 『이자수어(李子粹語)』, 『이선생예설유편(李先生禮說類編)』, 『성호사설(星湖僿說)』 등 성호의 주요한 학술적 업적들을 함께 편찬하였고, 성호 사후에는 성호 문하의 최연장자로서 성호학파를 이끌었다.
소남은 평생 빈궁한 생활에 시달리면서도 학문에 매진하였는데, 현재 전하는 『소남선생문집』에 담긴 서간들을 비롯하여 경설에 관한 여러 도서기 형태의 글들과 다양한 예설을 통해 그 학문적 깊이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소남이 스승 성호 이익, 정산 이병휴, 순암 안정복과 주고받은 간찰과 그에 해당하는 정서를 엮은 것이다. 일상적인 안부뿐만 아니라 소남의 학술적 교류 상황과 사칠론(四七論, 사단칠정론), 예학(禮學), 경학(經學)에 관한 논의 등 주요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어 소남의 학문적 관심사와 견해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자수어』 편찬과 관련해 성호, 순암에게 보낸 서간들에는 기본 항목의 분류, 발췌하는 내용, 책의 제목에 이르기까지 함께 상의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 그 편찬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