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이고 차별적인 조선 사회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동화 속 다양성과 공존의 메시지!
조선시대에도 초록 눈을 가진 다문화 아이들이 살았을까요? 『초록 눈의 아이들』은 1627년 조선에 정착한 최초의 유럽인 ‘얀 벨테브레이’를 모티프로 삼아 탄생한 이야기예요. ‘얀 벨테브레이’의 딸 양희 외에도, 조선시대 백정의 뿌리가 북방 유목민족의 후예라는 점에서 착안한 또 다른 다문화 소녀 ‘끝단이’가 등장합니다. 폐쇄적이고 차별적인 조선 사회 다문화 가정의 두 소녀는 ‘초록 눈의 도깨비’라는 차별과 오해를 받으며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지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후 더욱 단단해지며 각자의 모습으로 반짝이게 돼요.
조선시대부터 우리는 이미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었던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며 오해와 차별, 편견 없이 대하고 있을까요? 당연하지만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 『초록 눈의 아이들』은 그래서 더욱 특별한 동화입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유연함,
열려 있는 어린이의 마음을 존중하는 세상을 꿈꾸는 동화
매년 다문화 가정 학생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다문화 차별 사례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소식 중 하나입니다. 『초록 눈의 아이들』에도 끝단이의 아빠를 ‘북방 도깨비’라 부르며 무시하고 차별하는 장돌뱅이 김 씨 아저씨와 염 씨 할머니 등이 등장하지요. 하지만 또래의 어린이들은 두엄 장사 대회에서도 ‘다르게 생긴’ 끝단이와 끝동이를 차별하지 않고, 서로의 능력으로 정정당당히 겨루며 때론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요. 실제로 2021년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수용 점수는 5년 동안 높아졌지만, 성인의 경우 오히려 떨어졌다고 합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마음은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서 배워야 하는 모습이 아닐까요?
지혜진 작가는 『초록 눈의 아이들』을 통해 다르기 때문에 특별하고, 서로 다르기 때문에 채울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작가가 창작 노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초록 눈의 아이들』이 ‘이토록 당연한 어린이의 마음을 해치지 않는 세상’이 되는 데 작은 한 걸음 되어주기를 꿈꿔 봅니다.
줄거리
아미산 골짜기에 사는 ‘끝단이’는 초록 눈에 갈색 머리칼을 가진, 백정의 딸이다. 아버지가 어릴 때 조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허튼 소문이나 괴롭힘에 시달려 가족들이 모두 마을을 벗어난 산골에 살고 있다. 어느 날, 끝단이는 동생 끝동이를 따라간 시내골 두엄 장사 대회에서 하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두엄에 대해 묻는 이상한 아이 ‘양희’를 보게 된다. 끝단이는 우연히 양희 역시 붉은 머리칼과 초록 눈동자를 가진 아이라는 걸 알게 된다. 두엄이나 흙, 찌꺼기를 모아 화약을 만드는 것이 꿈인 양희와 백정의 딸인 끝단이는 몇 번의 부딪침 끝에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끝단의 할머니를 대신해 염씨 할머니 댁에 설렁탕을 전해주러 길을 떠나게 된다. 제 아버지가 조선인이 아니라고 핍박하던 염씨 할머니에게 간다는 것이 싫어 무거운 마음으로 길을 걷던 끝단이는 발을 헛디뎌 항아리를 깨뜨리고 만다. 두 사람은 자신의 꿈을 이루고, 차별과 배척을 받던 조선 사회로부터 화해와 용서를 이룰 수 있을까?
네덜란드 출신 조선 최초의 귀화인 ‘박연’의 자식을 모티프로 삼은 조선시대 다문화 소녀들의 이야기. 폐쇄적이고 차별적인 조선 사회에서 우연히 만난 두 ‘초록 눈의 소녀’들이 겪어가는 사건을 통해 다문화와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