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채식한약국을 운영해온 한약사가
임상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을 건강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레시피로 풀어내다
이현주 한약사는 채식한약국을 운영하며 “어떤 음식을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식사계획과 루틴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러한 루틴을 지킬 수 있도록 구체적인 레시피를 제시했을 때, 더 많은 분들이 지병에서 벗어나고 건강한 삶의 방식으로 변화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저자는 이 책에 그간 한약국을 방문한 분들에게 제안한 루틴, 루틴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규칙, 건강과 젊음을 지키는 음식 레시피를 담았다. 또한 건강한 식재료로 차린 소박한 밥상을 통해 우리가 처한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연결성도 고민하며 글을 쓰고 직접 그림을 그렸다.
건강과 젊음을 지키는 데일리 루틴과 아침, 점심, 저녁 레시피
저자가 건강과 젊음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는 일이다. 하지만 한약국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며 아무리 건강에 좋은 식단과 식습관이라도 구체적인 지침이 부족하거나 실천하기 어렵고 불편하게 느껴지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 1부에 해당하는 “루틴: 건강과 젊음을 지키는 식습관 만들기”에서 건강한 식습관을 실생활에서 꾸준히 실천하도록 도와주는 간단한 규칙과, ‘맛없지만 건강에 좋을 것 같아’ 억지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조리하기 편하고 맛있어서 매일 만들어 먹다 보니 저절로 건강해지고 젊어지는 음식들을 소개한다. 더불어 소소한 일상의 달콤함을 놓치지 않도록 건강한 간식 메뉴들도 소개한다.
“다양한 채소와 과일의 효능과 성분들을 간단하지만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이 책에서 제안하는 루틴을 100일 정도만 지키며 소개하는 음식들로 식사한다면, 누구나 분명히 건강한 삶의 방식으로 전환될 거라고 믿어요.“
비만, 당뇨, 고혈압, 불면증, 변비 등 다양한 증상을 완화하는 증상별 레시피와
지구와 나의 건강을 위한 식물성 단백질 레시피
2부에 해당하는 “증상별 레시피”에서는 ‘혈압 잡는 토마토렌틸수프’, ‘당뇨에 좋은 구운두부현미국수’, ‘염증 잡는 강황 라떼’, ‘불면증에 좋은 연잎감국차’, ‘우울증을 개선하는 다크초콜릿퐁듀’, ‘아토피피부염에 좋은 민들레민트티’, ‘생리전증후군에는 블루베리오트팬케이크’ 등 특정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레시피를 제안한다. 대부분 음식들이 조리 과정이 쉽고 간편해서 요리라고는 라면이나 계란프라이 정도만 할 줄 아는 ‘요알못’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책에 소개한 44가지 음식이 대부분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 노화 방지에 좋은 음식이지만, 레시피에 사용한 식재료들의 효능에 따라 어떤 증상이나 병증에 더 도움이 되는 음식인지 표시해서 실용성과 효용성을 높였다.
3부에 해당하는 “식물성 단백질 레시피”에서는 ‘고기 대신 매시트콩고기타코’, ‘단백질은 많고 글루텐은 없는 발아퀴노아샐러드’, ‘노화 방지에 찰떡궁합 브로콜리시금치수프’ 등 식물성 단백질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한국고기없는월요일(일주일 중 하루, 월요일만이라도 채식을 하자는 운동으로,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인 육식을 줄이고자 기획된 세계적 캠페인) 대표이기도 한 저자가 제안하는 식물성 단백질 레시피로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의 건강도 함께 챙겨보자.
여성과 비건, 일상이라는 키워드
이 책에서 소개하는 44가지 레시피와 레시피를 설명하는 내용은 전체적으로 비건과 여성, 일상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있다. 비건 음식만을 선별한 것은 채식이 각종 질병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음식이라는 여러 연구 결과와 환자와의 상담 결과를 참고한 전문적인 임상진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이 책에서는 여성의 연령대별 신체적 특성에 따른 재료의 선별과 섭취 방법 등을 조언하고 있다. ‘생리 주기별 나타나기 쉬운 증상과 대처’, ‘생리전증후군에는 블루베리오트팬케이크’, ‘호르몬 불균형을 잡는 베리베리시럽’ 등이 그 예들인데, 가임기 여성뿐만이 아니라 여성 일반의 신체를 고려한 맞춤형 음식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 음식 처방을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매일 쉽게 맛있게 행복하게 즐기느냐에 있고, 이러한 고민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다. 얼핏 보면 요리책 같고, 읽어보면 요긴한 전문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건강서이기도 한 이 책의 곳곳에서 저자의 따뜻함과 배려를 느낄 수 있는 이유이다.
저자가 그린 손그림
저자가 그림을 직접 그린 이유는 그동안의 임상 경험을 통해 말이나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그림으로 보여주는 게 환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환자와의 상담일지에서 시작된 그림 그리기가 바탕이 된 셈이다. 완성된 음식의 생생한 색깔과 먹음직스러운 모양뿐만 아니라 음식을 담아놓은 그릇의 세세한 디테일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