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에너지에도 ‘에너지 총량의 보존 법칙’이 통한다?
활성화된 자아 vs 비활성화된 자아의 시소게임
교류분석은 실제로 상담, 치료, 교육 목적으로 쓰이는 성격 이론이자 심리 기법이다. 교류분석에서는 사람의 자아상태를 각각 부모자아(P) 어른자아(A), 아이자아(C), 세 가지로 구분하며 이 중 가장 우세한 자아가 그 사람의 성격을 이룬다고 본다.
부모자아(P)가 우세한 사람은 융통성이 없고 원칙적이고 성실하며 감정을 표출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인생을 여유 있게 즐기기보다 일중독에 빠지기 쉬우며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같은 식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자아가 강한 사람과 교류하는 상대방은 아이자아(C)가 강해진다. 어른자아(A)가 우세한 사람은 현실적 자아가 지나치게 강하고 이해타산적으로 되기 쉽다. 의사결정이 합리적인 편이지만, 다소 인정이 없어 상대방도 어른자아(A)가 발현되어 친밀한 관계를 맺기 어려울 수 있다. 아이자아(C)가 우세한 사람은 유아적 욕구가 강하며 이성적인 어른자아(A)가 부족해 문제 처리나 해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부모자아(P)가 미발달했기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감정 측면이 우세하여 자기 뜻대로 행동하거나 반대로 자신의 욕구는 억누르고 상대방의 감정에 맞추려고 한다. 이런 사람을 대할 때 상대방은 부모자아(P)로 접근하는 일이 많아진다.
이렇듯 인간은 자아상태의 사용에 ‘편향’이 존재한다. 사람들의 자아상태는 어느 한 가지에 머물지 않고, 무게추에 따라 높낮이를 달리하는 시소와 같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심리적 에너지가 강해져 인격의 중심이 되며 사고, 감정, 행동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에고그램은 어떤 자아상태가 심리적 에너지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 알아내 심리적 에너지가 어떻게 분배되는지 파악하고 스스로 올바른 방향으로 조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훌륭하고 이상적인 에고그램은 없다. 다만 어느 자아가 강하고 어느 자아가 약한지, 그래서 어디를 높이고 어디를 조절해야 하는지를 판별하는 기준은 설정할 수 있다. 이런 조건을 충분히 고려해 개발한 것이 제5부에 실린 ‘에고그램 243 성격유형 해설’이다. 단순히 일반적인 정보를 성격유형별로 취합해 기술한 데서 그치지 않고 성격유형별로 본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성격유형 해설집은 오랜 경험과 깊은 통찰을 압축한, 그야말로 한국 교류분석의 역사적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을 얻는 자가 인생을 성공한다!
언제 어디서나 유연하게 대응하고, 정확하게 해결하는
에고그램 진단법
한 조직의 리더라면 구성원의 역량을 잘 파악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상황대응 리더십’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각 구성원의 일에 대한 숙련도, 즉 ‘발달상태’에 따라 ‘지시와 지도, 지원과 위임’, 이 각 요소의 결합을 합리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리더십 현장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리더 가운데 오직 1퍼센트만이 네 가지 유형을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탁월한 리더는 직원의 발달단계를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네 가지 리더십 유형을 모두 발휘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신입부터 직원의 발달단계의 핵심을 설명하고 이에 대응하는 리더십 유형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어, 조직을 관리해야 하는 관리자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반면 고객을 직접 대응하는 직군은 고객의 욕구, 구매심리와 행동 특성을 빠르고 정확하게 간파하며 바람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최우선 과제이다. 돌발적인 상황에서 적합하게 고객응대를 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한 고객의 마음을 포착하려면 형식적인 대응 매뉴얼에서 벗어나 상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여기에 교류분석은 완벽한 가이드가 될 수 있으며 업무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교류분석의 다섯 가지 자아상태를 익숙하게 활용할 줄 알면 ‘고객 행동 관찰’에 대한 감수성을 높일 수 있으며 자기 상황과 감정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어떤 이슈나 문제에도 쉽게 대처할 수 있다.
자신의 에고그램을 가정과 직장 내 버전으로 따로 작성하여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또한 배우자가 보는 자신의 모습, 상사와 동료가 보는 자신의 모습을 설문하여 타인의 평가를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류분석의 목표는 자율적 인간이다. 타인의 욕망이나 명령에 구속받지 않고 삶의 방향을 자신의 의지로 통제해 스스로 결정하는 인간,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인간, 짜인 각본에서 벗어나 자기 성장, 자기 변혁을 이루려는 인간. 그래서 우리의 삶은 언제나 ‘완성형’이 아니라 ‘과정형’일 수밖에 없다. 아주 단순한 진리를 잊지 말자. 타인을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나 자신은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