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봉의 자리에 오른 명장들이 건네는 24개의 비밀 열쇠!
투철한 직업관으로 존경할 만한 삶을 꾸려온 인생 선배 24인의 가르침
한 자리를 오래 지켜온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고 감동적이다. 몇 년은 고사하고 몇 달 주기로 쉴새없이 변화하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더더욱 말이다. 포스코명장은 뛰어난 기술은 물론 타의 모범이 될 만한 인품까지 겸비한 탁월한 포스코인을 매년 선발해서 예우하고 포상하는 제도이다. 2015년부터 포스코명장으로 선발된 인원은 총 24명, 그들 한 명 한 명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제강부, 열연부, 냉연부, 설비기술부, 제선설비부, 제강설비부, 압연설비부, EIC기술부, 도금부, 후판부, 화성부 등 각 분야에서 최소 30년 이상씩 근무해온 명장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쉼없는 도전과 끈기, 묵묵한 인내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그 자리에서 결국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가 되는 것, 누구나 꿈꾸는 삶의 목표이자 이상일 것이다. 포스코명장 스물네 분과의 대화 속에서 그 길을 찾아본다.
성공 신화의 원동력, 포스코의 도전 정신
포스코명장은 모두 포항제철소 혹은 광양제철소 현장을 지키는 최고의 기능인이다. 이들에게는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고 그 분야에서 이룩한 성취와 애로사항이 모두 다르다.
작은 것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으로 남겨 ‘제강실록’을 써온 명장(조길동)이 있는가 하면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고의 기술 혁신에 성공한 명장(권영국, 이영진)이 있다. 우리보다 역사나 기술 면에서 한 발 앞섰던 일본의 전문가들조차 하지 못한 설비 개선을 보란 듯이 성공해내 일본 슈퍼바이저들로부터 엄지 척 찬사를 받은 명장(남태규)이 있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시도지만 오랜 준비와 공부를 통해 첫번째 시도에서 완성품을 만들어내놓은 명장(서광일)도 있다.
이런 성취를 가능하게 한 힘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포스코의 도전 정신이다. 끊임없는 시도와 멈추지 않는 도전은 철강업계의 후발주자로 출발했던 포스코가 오늘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가장 주요한 자산이었다. 너무 어려워 오랫동안 과제로 남겨졌던 문제를 가장 도전할 맛 나는 목표로 여기고, 오래 풀리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해결책을 찾아나가며, 편안한 자리를 마다하고 새로운 환경을 기회로 여길 줄 아는 포스코인 특유의 도전 정신이야말로 세계 철강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성공 신화를 써온 원동력이었다.
실패에 주저앉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힘
성취가 남다른 자는 매너리즘이나 실패, 사고를 대하는 자세도 다르다.
‘이게 끝인가? 더 이상 해볼 뭔가가 없는 것인가?’ 하는 매너리즘이 찾아오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책마저 미련없이 내던지고 새로운 고생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김종익)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천재지변의 화를 만나도 신속한 사고 수습과 복구 뒤에 만나는 벅차오름을 즐기며 평소에는 느끼기 힘든 포스코인의 저력에 뿌듯함을 느꼈다.(정규점) 사고는 불행한 사건이지만 그것을 스승으로 삼아,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술 개발과 설비 개선 방안이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다.(김성남)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놓고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각오과 의지를 다지는 사람에게 포스코는 실패를 용인할 뿐만 아니라 한 번 더 해보라고 부추기기도 했다. 실패를 거듭하는 후배에게 ‘우리가 일본에게 뒤져 있는 것은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해주며 실패를 책망하지 않고 실패 때문에 주저앉지 말고 계속 나아가라고 등 떠밀어주는 조직 문화가 포스코에는 있다. 포기를 모르는 자가 이런 조직 문화 속에서 피워낸 꽃이 바로 오늘의 포스코인 것이다.
포스코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는 길
서구 및 일본의 철강사들이 100년 넘게 걸려 이룬 과정을 신흥 포스코는 채 50년도 되지 않아 따라잡았으며 이제는 그 가장 앞자리에 서 있다. 30년 이상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포스코명장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포스코의 역사와 이야기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간다.
각 분야 최고의 명장이 들려주는 경험과 에피소드 속에는 철강 생산의 단계별 부문별 과정이 녹아 있고 세계 최고와 세계 최초, 그리고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 포스코만의 자랑스러운 기록들이 들어 있다. 또한 의욕 넘치는 후배의 도전을 격려하는 상사, 있어서는 안 될 초대형 사고를 친 직원에게 “실패를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용기를 북돋아준 인사위원회 등 도전을 장려하는 포스코문화가 형성된 배경을 살펴볼 수 있다.
포스코명장 대부분은 이르면 1970년대, 늦어도 1980년대에 포스코에 입사해 30년 혹은 40년 이상 근무한 포스코 역사의 산증인들이다. 이들이 직접 경험하고 이끌어온 기술 혁신의 결과와 내일을 향한 고민은 포스코의 과거와 미래뿐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과거와 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지은이_포스코커뮤니케이션실·한득춘
한득춘: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포스코 홍보실에서 시작했다. 그곳에서 스피치 라이팅, 보도자료, 인터뷰 등 글쓰기의 기초를 익혔다. 나름 글쓰기가 적성에 맞았는지 직장 생활은 즐거웠다. 그러나 10년쯤 지나자 ‘뭔가 다른 삶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속에서 꾸물꾸물 올라왔다. 결국 따뜻한 조직의 품을 벗어나, 북풍한설 몰아치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글을 쓰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지만 생활인으로서는 빵점이었던 탓에 다시 여러 직장에서 책을 만들고, 콘텐츠를 다루는 일을 했다. 그러던 중 포스코의 부름을 받아 그룹 광고대행사인 포레카에서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이후에는 《포스코 50년사》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래저래 콘텐츠를 다루는 게 운명이었던지, 또다시 포스코명장들을 만나게 되었다.
문서 작성기를 열고, 하얀 바탕에 커서만 깜박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여전히 글쓰기의 막막함을 느낀다. 그런데 어지러운 생각을 조금씩 정리해서 빈 공간을 한 줄씩 채워나가는 재미에 앞으로도 글쓰기를 손에서 놓기는 어려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