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갈등하는 이유는 바로 ‘노화’ 때문이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싸우지 않고 함께 잘 살아갈 방법은 없을까?
▲우리 부모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고령화 시대에 진입하면서 우리의 평균 수명 역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의학의 발전 및 생활 여건 개선이 이뤄낸 눈부신 결과다. 문제는 그만큼 고령의 부모를 부양하며 살아가는 가정 역시 많아졌다는 점이다. 물론 떨어져 산다고 해서 갈등이 사라지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고령자 부모와의 갈등은 이러한 배경에 기반한다. 부모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부모님이 곤란한 행동을 해서, 했던 말을 또 하거나, 나 같은 것 없는 게 낫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등. 이러한 상황에서 자라날 수 있는 갈등의 씨앗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우리는 이 모든 일을 겪으면서도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야 하므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이 갈등들의 원인이 치매나 건강상의 문제는 아니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모든 해답이 ‘노화’에 있다고, 부모님의 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지금껏 부모님과 싸워왔던 이유가 노화 때문이라니. 어쩐지 억울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이 책은 나이 드신 부모님을 잘 이해하고, 더 잘 알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
이 책에는 다양한 예시의 고령자들이 등장한다. 고집스러운 어르신, 간이 센 음식을 좋아하는 어르신, 온화한 어르신, 내세우기를 좋아하는 어르신 등. 우리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문제적 행동’을 하는 어르신들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부터 문제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행동에는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을 찾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는 예상에 도달하게 된다. 이 책에서의 인물을 예로 들면 ‘간이 센 음식’에 도리어 간장을 과하게 부어 먹는 어르신이 등장한다.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지만 어르신들은 덤덤하다. 본문을 살펴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의 오감이 변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이때 떨어진 미각은 젊었을 때의 12분의 1이라고 하니 놀랍다. 결론적으로 고령자가 음식을 짜게 먹는 이유는 건강이 나빠질 것을 염려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렇게 해야만 음식의 맛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했던 말을 또 하는 것도, 자꾸 과거를 미화하는 것도 전부 노화와 관련이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노화 현상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고령자를 이해하는 것은 곧 미래의 나를 이해하는 일
사람은 누구나 노인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 젊음을 영원하거나 변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령자 입장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곧 미래의 우리를 이해하는 일과도 같다. 부모님이 나이들 듯 우리도 똑같이 나이들 테고, 부모님이 먼저 겪고 있는 것들을 우리 역시도 겪게 될 테니 말이다. 그래서 고령자를 이해한다는 건 부모님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세상의 눈이 되어줄 것이다. 왜 그런지 이유를 알면 곧 닥쳐올 일들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때 가서, 나중에, 언젠가는 이라고 말하지 말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조금 더 멋진 노년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만화로 이루어져 있어 청년부터 고령자까지 폭넓게, 그리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재미있는 만화를 통해 나이 드신 부모님에 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