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무덤의 자리에서 다시 생명의 복음을 깨닫고
이제 무덤을 넘어 새 생명을 누리다!
전통적인 인식론은 인간이 주체가 되어 대상을 인식한다. 그러나 말씀에 대해서는 인간이 주체가 될 수 없다. 말씀은 전적 타자가 되어 인간 앞에 나타난다. 『창세기 주해 묵상』의 저자는 이 점을 통렬히 느끼며 말씀 앞에서 두려움과 떨림, 기쁨으로 반응한다. 말씀 속에서 놀며 쉬며 즐기며 생명의 교제를 체험한 저자가 그 은혜를 함께 누리고자 써 내려간 이 책은 창세기의 방대한 내용을 인류사적인 관점에서, 나아가서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하나님은 그분의 사랑을 인간에게 어떻게 보여 주고 싶으신지, 어떻게 표현하시는지, 어떤 경로로 약속의 말씀을 이루어 가시는지를 생생하게 그려 낸다.
첫째, 말씀을 명확히 주해한다
말씀을 주해하는 데 있어 시대에 편승하여 자신이 주체가 되어 말씀을 왜곡 해석함으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말씀 자체가 주체가 되지 않고 사욕에 따라 말씀을 주해하는 일은 오늘날 기독교를 타락시킨 주범이다. 기독교는 살아 있는 생명이며 인류에게 약속된 영생을 주는 참된 진리이다. 지상에서 누리는 영생의 삶은 삼위 하나님과의 교제로 시작된다. 하나님과의 대면을 통해 말씀 앞에 바로 서서 그 말씀을 받아 삶으로 살아 내는 것, 이것이 바로 바른 주해이다.
둘째, 말씀 속에서 생명의 깊은 맛을 보게 한다
존 오웬은 “하나님과의 교제는 복음으로 계시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보는 것”이라고 하였다. 생명의 교제는 말씀 앞에서 드러난 우리의 죄와 비참한 실존이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버지 집에 거하게 되며 그곳에서 인자와 신실이 충만한 독생자의 영광을 보는 것이다(요 1:14, 17:24). 이것이 말씀 속에서 생명을 누리는 것이다. 이 책의 “주해”와 “묵상”을 통해 우리는 이 생명의 깊은 교제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럴 때 말씀이 새롭게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튀어나와 우리를 단련하고 깨닫게 하고 변화시킬 것이다.
셋째, 해석학적 주해와 묵상은 전이해를 새롭게 하여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게 한다
20세기 이후의 해석학적 성경 주해는 우리의 전이해를 수정하고 치유하여 전이해를 새롭게 한다. 매일 먹는 양식이 우리의 육체를 자라게 하듯이, 날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함으로써 하나님과 나누는 생명의 교제는 우리의 존재를 새롭게 하여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게 한다. 이 책의 “주해”는 이처럼 생명의 교제를 위해 그리스도 중심으로 수행되었다. 이는 구약성경의 주제를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내용으로 보는 것과 동일한 신학적 의미가 있다. 또한 각 챕터의 끝에 달린 “묵상”은 내 삶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경륜을 받아들이고 회개하고 용서받아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다.
● 이 책의 독자
ㆍ 창세기를 복음적 관점에서 바르게 주해하고 싶은 목회자, 신학생
ㆍ 창세전 하나님이 약속하신 영생이 어떻게 성취되는지 그 과정이 궁금한 성도
ㆍ 생명의 교제를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보기 원하는 성도
● 저자의 관점에서
이천 년 기독교 역사는 진리를 위협받으며 부침을 거듭해 왔습니다.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진리는 신실한 그리스도인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에 의해 검증되었습니다. 그것은 미신적이고 세속적인 교회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고, 검증을 거듭하면서 기독교 진리는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특히 18세기 계몽주의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독교가 받은 도전과 시험과 응전의 과정에서 복음의 진리는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역사를 선하신 뜻대로 섭리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지만 교회의 현실, 특히 한국교회의 현실은 암울합니다. 물론 신실한 사역자와 성도가 현존하나, 대체로 샤머니즘적 신앙을 전이해로 교회들이 부흥하면서 계몽화된 사회의 퇴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인구 절벽보다 교회 절벽이 먼저 올 것 같은 위기감마저 듭니다. 최근 조사를 보면, 1980년대 1,200만 명을 자랑하던 개신교인은 현재 600만 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게다가 포스트모던 시대의 식자층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반기독교 정서가 팽배합니다. 한국인의 65%가 종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향후 종교를 선택한다면 불교가 20%, 가톨릭이 13%인 반면에 개신교는 단지 6%에 불과합니다(박용규 교수).
하지만 절망하고 포기하는 것은 하나님의 신실성을 의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꺼져 가는 심지 같은 교회라도 말씀의 부흥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 오셨습니다. 그것은 말씀 자체를 바르게 해석하고 그것이 진리의 사건이 되어 전이해를 수정하며 새롭게 하는 역사입니다. 이는 이천 년간 신실한 주의 종들을 통해 이루어진 해석사의 핵심입니다.
이 책 『창세기 주해 묵상』은 이 같은 해석사를 반영하였기에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검증되고 정통한 주석서(폰 라드, 고든 웬함)를 참고하였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생명의 관점에서 주해했습니다. 성경 전체가 그리스도를 증거하고(요 5:39), 복음의 목적이 생명인 점을 온전히 반영한 것입니다. 주해를 통한 묵상은 성령의 역사로 우리를 흔들고 새롭게 하는 살아 있는 말씀이 되게 합니다. 그리하여 이 책은 복음으로 말미암아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