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간 신앙 가운데 민간 저변에 확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무교(巫敎)이다. 유교가 이 땅에 들어와 정착하기 전까지는 한국의 민간 신앙은 무교가 거의 독점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교가 조선 후기에 정착되면서 유교는 무교와 역할 분담을 하면서 민간 신앙을 이끌게 된다. 무교와 더불어 한국 민간 신앙의 대종을 이루는 다른 신앙에는 제사로 대표되는 가(정) 신앙과 동제로 대표되는 마을 신앙이 있다. 이 신앙들은 유교와 무교의 이중적 혹은 중층적인 구조로 서로 얽혀 있다. 이 책에서는 세 장에 걸쳐서 무교와 가 신앙, 마을 신앙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데 다른 민속학 개론서처럼 설명이 과거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이 민간 신앙들이 현재에 어떻게 변형되어 있는지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