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푀히하커의『통역학 입문』(원제: Introducing Interpreting Studies)은 통역의 이론과 실무에 관해 총괄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연구서로서 통역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책이다.
이 책은 통역학을 다수의 상이한 분야로 나누던 기존의 유형학적 분류가 아닌 주제 중심으로 구성되어 통역학에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통역에 대해 그 지류를 모두 어우르며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통역학 입문』은 ‘통역학의 지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지금까지 대부분의 통역에 관한 연구가 국제회의나 미디어 통역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던 것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통역학의 영역에 커뮤니티 통역과 수화 통역을 포함시킴으로써 저자가 염원하는 ‘다양성 속의 통일성unity in diversity"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통역학 입문』은 단순히 통역의 개념이나 유형, 연구 방법 등의 이론만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교과 과정과 교수법 등 교육의 측면과, 통역사의 지위, 자질, 작업 환경 등 직업과 관련된 실무적인 측면에서 통역에 관해 고찰한다. 뿐만 아니라 통역 연구가 과거와 현재에 부딪쳤던 도전 과제와 장래 나아갈 여러 방향을 살펴보면서, 통역 연구 지망생들에게 이 학문에 입문하고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제시하고 있다.
특히 널리 인용되는 ‘고전’과 혁신적인 최신 문헌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참고 문헌과, 통역번역 관련 저널 및 연구 그룹, 전문통역사 협회와 학회 등의 주소를 실은 인터넷 링크 목록, 그리고 통역학 연구에 몸담고 있는 개별 연구자와 그들의 연구 및 주요 개념에 관한 용어들을 풍부하게 수록하고 있는 찾아보기는 통역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명실 공히 통역학의 진정한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통역학을 공부하는 학생, 연구에 관심이 있는 교사와 전문 통역사들에게 통역에 대한 폭넓고 접근성 있는 개요를 제공할 뿐 아니라 통역학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고 안내해주는 나침반의 역할을 할 것이다.
▣ 책 내용
이 책은 총 3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통역학의 종합적인 표상을 보여주는 다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지는데 먼저 1장에서는 통역학의 연구 대상으로서 통역의 기본 개념과 특징에 대해 알아본다. 통역의 다양한 형태에 대한 백과사전식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일관성 있는 유형적 틀을 제시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2장은 학문으로서의 통역, 그 역사적 ‘진화’에 대해 기술한다. 즉 통역에 관한 연구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에 관해 조명하고 통역학의 사회학적 측면과 학문적 틀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3장에서는 통역에 대한 이론적 ? 학문적 ? 방법론적 접근방식을 고찰하며, 4장은 ‘패러다임’의 개념을 사용해서 통역학계에 등장했던 다양한 연구 모델을 추적해보고 그들의 위치 및 상호관계에 대해 고찰한다. 5장에서는 통역의 여러 모델과 관련된 이론적 틀을 발전시킨다.
2부에서는 1부에서 살펴본 통역학의 종합적인 개괄을 기반으로 하여 현상에 대한 분석적 표상을 제시한다. 연구 대상, 표본, 데이터 수집 기법, 분석, 전반적인 방법론적 전략 등을 중심으로 일부 대표적인 실증 연구들은 초록 형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6장 프로세스, 7장 통역 산출물과 수행, 8장 통역 실무와 직업, 그리고 9장 교육이라는 연구 주제들이 관련 문헌과 함께 소개된다.
1부와 2부에서 제시된 통역학 개괄에 대한 결론으로서 3부에서는 연구 분야로서 통역학의 주된 추세와 미래에 대한 시각을 서술하고 있다. 통역학의 이러한 ‘방향’과 더불어 연구자들에게 기본적인 지향을 제시하여 이들이 추후 연구에 첫발을 내딛을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