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다양한 종교들의 핵심을 명료하게 풀어 쓴 세계 종교 입문서이다.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으로 대표되는 유일신 종교들, 힌두교와 유ㆍ불ㆍ선, 일본 신도의 아시아 종교들, 한국의 종교인 무교, 천도교, 증산교, 원불교 등을 종교별로 다루었다. 2005년에 나온 초판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다듬고, 일본 신도에 대한 장을 추가함으로써 보다 완전한 세계 종교 해설서가 되었다.
이 책이 목표로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짧은 분량에 핵심을 담음으로써 세계 종교의 지형도를 신속하게 파악하게 하는 것, 그리고 한국적 맥락을 견지하고 서술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말로 된 양질의 세계 종교 소개서들이 제법 출판되어 있지만, 대체로 규모가 커서 일반 독자가 단기간에 핵심만을 파악하며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게다가 번역서인 경우에는 한국의 종교 문화적 맥락이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아, 한국 종교사는 무의미하거나 세계 종교사의 변방에만 머물고 있는 듯한 무의식적 착각을 일으키게도 한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저자는 세계 종교의 핵심 중 핵심을 가능한 한 쉬운 말로 추리고 풀되, 그저 옛날에 있었던 남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변화하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면서, 세계의 종교 사상이 한국의 문화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하룻밤에 읽을 만큼의 짧은 분량 안에 담았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든 세계의 종교 전통과 문화적 연결망 안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해줄 간결하고 깊이 있는 세계 종교 입문서인 것이다.
저자가 특히 신경 쓴 것은 문화적 감각이 종교와 연결되어 있음을 적절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세계의 다양한 종교들이 한국 문화 및 사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비종교인도 사실상 종교적 세계관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일깨워주고자 했다. 또한 여러 종교에 대한 서술이 객관적이고 학문적이면서도 특정 신앙적 깊이나 독특성을 해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종교백화점 국가이다. 한국 안에 들어와 있지 않은 세계의 대 종교전통은 거의 없으며, 한국의 종교상황을 잘 보면, 세계의 종교상황을 읽을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나아가 ‘종교’라는 것이 인간 삶의 가장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과 연결되어 있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종교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고, 복잡한 인간사의 총체인 세계를 이해하는 첩경이기도 하다. 이 책이 다양한 종교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자신의 종교적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