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성격

여성주의 윤리학은 여성을 주체가 아니라 타자(남성의)로 정의하고 모든 철학적 담론에서 여성을 배제해 온 전통 윤리학에 대한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비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전통 윤리학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여성주의 윤리학의 관심사는 개개인이나 특정 집단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성공적으로 잘사는 삶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데 있다. 성공적으로 잘사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론이 여성주의 윤리학에 가장 적절한가? 이 질문들과 관련해서 여성주의 윤리학자들 사이에는 격렬한 논쟁들이 벌어지는데 이 책은 이러한 쟁점과 주요 이론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입문서이다. 이미 출간되어 있는 여성주의 윤리학 관련 책들에 비해 지나치게 일반적이거나 과도하게 전문적이지 않은 내용으로 짜임새 있게 꾸며진 이 책은 철학과나 여성학과의 전공 필수과목의 참고 도서뿐 아니라 여성학 관련 교양과목 교재로서 매우 적합하며, 모든 인간이 함께 잘살 수 있는 삶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지적인 독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 이 책의 내용

1, 2장은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준비 단계이다. 여성주의 윤리학의 특성과 함께 여성주의 윤리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규정을 시도한다. 이와 관련하여 여성주의 윤리학의 기원인 전통 윤리학에 대한 분석과 비판, 여성주의 윤리학의 출발점인 윤리학의 규범성에 관한 논의, 여성주의 윤리학의 동기로서의 지배 비판적 관심, 그리고 성공적으로 잘사는 방식으로서의 여성주의 윤리학의 이해에 대해 해명한다.
제3장의 중심에는 여성주의 윤리학 토론의 핵심적 논쟁들이 있다. 여성주의 윤리학은 보편주의적 윤리학인가 아니면 맥락적 윤리학인가? 어떤 윤리적 전통이 여성주의 윤리학에 수용될 수 있는가? 의무론적 윤리학인가 목적론적 윤리학인가? 이러한 맥락에서 보살핌의 여성주의적 윤리학, 즉 여성주의적 배려 윤리의 가능성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또한 자유주의적인 여성 윤리학자들과 공동체주의 지향의 여성 윤리학자들 간에 논쟁도 벌어진다. 더 나아가 ‘여성 도덕’의 가능성에 대한 토론이 주제로 되면서 여성주의 윤리학이 주체성과 자율이라는 개념을 필요로 하는지의 물음이 제기된다. 여기서 특히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종종 비판되어 왔던 자유ㆍ평등ㆍ주체성 개념의 복권을 꾀하는 최근의 여성주의적 윤리 구상들이 제시된다.
마지막으로 제4장에서 여성주의 윤리학 토론의 미래에 대해 비판적으로 전망하면서 이 입문서는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