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지역공동체 운동의 사례 분석 통한 문제 현실 및 실천 과제 고찰
강원도 원주시로 대표되는 협동조합 모델과 경기도 수원시로 대표되는 거버넌스 모델 등 대안적 모델 집중 조명
현대 한국의 도시들에서는 지역사회의 취약한 공동체성에 기인하는 각종 사회문제가 빈발하고 있다. 또한 그러한 문제 현실을 공동체적 인간관계 네트워크와 활동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운동적 실천들이 전국 각처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이 책은 도시 지역공동체 운동의 주요 현장들에 대한 사례 분석을 통해 한국 도시에서의 지역공동체 형성에 연관되어 나타나고 있는 문제 현실은 어떤 것이며, 그 극복을 위한 실천 과제들은 무엇인지를 고찰하고 있다. 특히 인류학, 사회복지학, 환경사회학, 건축학 등의 상이한 전공 배경을 가진 필자들이 강원도 원주시로 대표되는 협동조합 모델과 경기도 수원시로 대표되는 거버넌스 모델 등 도시 지역공동체 운동의 두 가지 대안적 모델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사회과학연구총서는 올해 출범한 학제간연구총서와 함께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여러 전공 교수들의 저서 집필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출판하지 않으면 죽는다(Publish or perish!)’라는 말처럼 대학에서 정년 보장을 받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빨리 많은 수의 논문을 생산해야 한다는 성과주의가 판치는 학계 풍토에서 보다 긴 호흡으로 사회과학의 학술적 연구를 수행하여 전문연구서의 형태로 결과물을 출판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가 중요하다.
이번에 사회과학연구총서로 출판된 『한국의 도시 지역공동체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현실?운동?과제』는 여러 가지로 의의가 있다. 우선 이 책은 인류학과 황익주 교수와 공동연구진의 3년간의 학술적 연구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황 교수께서 서문에서 서술하고 있듯이 이 책의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사회과학 연구지원사업인 SSK 사업으로 시작되었고, 연구진은 단기간 많은 편수의 논문 생산을 요구하는 연구재단의 평가시스템을 따르기보다는, 3년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축적된 일련의 체계적인 연구결과를 단행본의 형태로 함께 묶어 공유하고자 했던 것이다.
다음으로 이 책은 인류학, 사회복지학, 환경사회학, 건축학 등 상이한 전공 배경을 지닌 저자들이 참여한 학제간 연구이자 현 한국 도시지역공동체의 실천적인 사례들을 담은 현장 중심의 연구라는 것이다. 성과주의에 더하여 우리 사회과학계의 문제로 소위 전공 간 ‘칸막이 현상’과 학문의 사회적 기여와 실천 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이 종종 지적된다. 이 책은 기존 학문 분야의 경계를 넘어 풍부하고 다채로운 논의들을 상승적으로 묶어 내는 한편 한국 도시 지역사회의 공동체성을 복원·개선하기 위한 대안적 모델과 실천적 함의들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사회과학연구총서 시리즈의 첫 권이다. 어디서나 최초의 의미가 크듯이 이 책은 연구원의 집필 지원을 받아 진행되고 있는 여러 연구 중 최초로 총서의 이름으로 출판된 경우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아직 호흡을 고르고 있는 다른 연구들도 곧 사회과학연구총서로 연이어 출판될 수 있기를 바란다.
- <발간사> 전문(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장 김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