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 정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전후 일본 정치의 변화는 곧 자민당 정치의 변화를 의미하며, 자민당과 야당의 복합적인 경쟁과 협력의 관계 속에서 전후 체제는 변화해 왔다. 저자는 일본을 보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자민당과 야당의 역학 관계, 그리고 자민당 내의 다양한 흐름을 포괄함으로써 일본의 전후 체제가 자민당을 중심으로 어떻게 변화해 왔고, 왜 변화했는가, 지금의 일본은 어디에 있는가를 분석한다.
반세기에 걸친 자민당의 독주 체제가 막을 내린 지금, 일본 정치는 거대한 변화와 마주하고 있다.
일본을 대표했던 자민당의 흥망,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며 등장한 민주당의 부상과 계속된 혼란에 이르기까지 일본 정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자민당의 내외적 역학을 통해 조망한다.
자민당 지배 체제의 변화로 보는 전후 일본.
전후 일본 정치를 이해함에 있어 자민당 지배 체제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자민당은 1955년 창당한 이래 2009년 8월에 이르기까지 54년에 걸친 기간 중 11개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집권 여당이었다. 마치 일본의 여당은 자민당밖에 없는 것 같은 인상마저 줄 만큼 자민당의 정치적 위치는 절대적이었다. 따라서 자민당 지배 체제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는 흥미로운 관심사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전후 일본 체제의 변환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으며, 전후 일본의 변화와 더불어 변화를 거듭해 온 자민당 정권의 흐름을 조망해 보는 데 주된 관심이 있다. 또 일본 사회와 경제의 변화라는 맥락에서 자민당 정치의 성립과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전후 일본을 소개한다.
자민당 지배 체제의 변화로 보는 전후 일본
『자민당 정권과 전후 체제의 변용』은 서론, 1장부터 6장까지의 본론, 그리고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서는 한국에서 일본에 대한 논의가 가지는 맹점을 지적하고, 자민당 정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일본을 관찰함에 있어 우리는 과거사 중심인 데다 갈등론적으로 고착되어 있어 분석적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전후 일본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일본, 다양한 정치 세력이 경합하고 경쟁하는 일본에 대한 이해가 중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제1장에서는 전후 체제의 이중성이 보ㆍ혁 갈등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민주화’와 ‘탈군사화’로 대변되는 전쟁 직후의 점령군 개혁을 받아들인 것이 일본의 혁신이며, 냉전의 전개와 더불어 역코스를 통해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자위대를 가진 ‘강한 일본’ 만들기를 받아들인 것이 일본의 보수였음을 지적한다. 제2장에서는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이르는 기간 동안 중도 야당의 성장으로 다당화 단계를 거치면서 보ㆍ혁 백중세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또한 자민당 내부에 5대 파벌이 정착하면서 서로 경합하는 모습을 분석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자민당이 총주류파 체제를 확립하여 당내 안정을 꾀하고, 일당 우위 체제를 확립해 가는 과정을 분석한다. 그러나 다이나믹한 정치적 경쟁의 상실이 정치적 부패로 이어져 정치개혁 열풍에 휩싸이는 과정도 함께 담고 있다. 제4장에서는 일본인들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르는 1990년대가 실제로는 총체적인 체제 변환기였음을 밝히고 있다. 혁신 정당의 몰락과 자민당 내 신보수주의 세력의 성장, 그리고 중도 야당의 노선 전환과 새로운 야당인 민주당의 성장을 분석함으로써 일본 정계가 총체적으로 탈바꿈하였음을 밝혔다. 제5장에서는 전후 체제 해체의 정치로 명명한 고이즈미 시대의 정치를 개괄한다. 제6장에서는 고이즈미 정치의 여파로 인한 자민당 내부의 분열과 약체화가 전후 체제 변환에 대한 정치적 재정의의 혼란과 구태의연한 체제로의 복귀를 희망하는 타성의 정치를 야기하면서 자민당이 급속하게 쇠락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반면, 최대 야당인 민주당이 조용하면서도 빠른 성장을 보이면서 자민당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하는 과정을 통해 자민당 정치가 종언을 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본론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전후 일본의 정치가 보ㆍ혁 대립의 정치에서 보수 정당 간 경쟁의 정치로, 자민당 내 파벌 간 유사 정권 교체에서 정당 간 정권 교체로 바뀐 맥락을 분석하고, 전후 지배 이념과 정책적 대립축이 이행하는 과정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