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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 미셸 푸코
  • |
  • 고려대학교출판부
  • |
  • 2010-12-30 출간
  • |
  • 152페이지
  • |
  • 188 X 254 X 20mm / 225g
  • |
  • ISBN 9788976417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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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1973년 프랑스 파타 모르가나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책은 푸코의 저술들 가운데 이례적인 데가 없지 않다. 단독 저술로 본문 80쪽이 채 못 되는 분량이며 푸코가 회화를 다룬 유일한 ‘책’이다(이 책을 제외하고 회화와 관련된 푸코의 직접적인 분석은 1966년 출간된 《말과 사물》 첫 장의 벨라스케스의 그림 〈시녀들〉에 대한 것이 유일하다). 20세기 초현실주의 회화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인 르네 마그리트의 ‘파이프 데생’을 매개로 한 이 얇은 책은 회화 자체의 근거에 대한 한 철학자의 물음이 겹겹이 중첩된 밀도감 있는 저술이다.
푸코에 따르면 15세기부터 이후의 서양 회화를 지배해 왔던 두 원칙은 조형적 재현과 유사(類似)이다. 달리 말해 선과 색을 통해 대상—실제의 존재이든 가상의 존재이든—을 조형적으로 그것과 유사하게 재현하는 것이 회화라는 것이다. 미술 수업 시간의 서두에 놓일 진부하다고까지 할 이러한 규정이 사실 통상적인 회화의 암묵적인 구성 원리였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 책에서 푸코는 누가 보더라도 알아볼 수 있는 파이프 그림과 그 아래 자리한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직접 쓴 문장으로 이루어진 마그리트의 데생 작품을 통해 회화 자체 내에서 제기된 “진부한 작품, 상투적인 수업”에 대한 이의제기를 파고든다. 조형적 재현이라는 원칙을 깨뜨리고 대신 (언어)기호화된 형태를 배치하여 새로운 공간을 짠 파울 클레, 유사성에 바탕을 둔 재현을 거부하는 칸딘스키의 형태 없는 색과 선을 참조하면서 푸코는 이들과는 다르게 표면상으로는 전통적인 회화의 재현 방식을 따르는 듯한 마그리트의 그림들을 분석하고 그가 어떻게 “재현의 낡은 공간”을 은밀히 파 들어가는지를 보여 준다(그래서 푸코는 마그리트에게 “원근법이라는 오래된 피라밋은 무너질 지경의 두더지굴에 지나지 않게 된다”라고 말한다). “확언적 담론”의 획일성에 경계를 늦추지 않는 푸코의 인식론적 모색은 “재현적 단언과의 낡은 공모”에서 벗어나 제1의 원인—출발점, 근원 혹은 소위 모델—을 중심으로 위계화되거나 고정되지 않는, 각 조형 요소들의 한없는 놀이를 통해 펼쳐지는 마그리트의 회화 공간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
이 책은 푸코라는 철학자와 르네 마그리트라는 화가의 직접적인 교류의 소산으로 볼 수 있다. 르네 마그리트는 자신의 친구 마르셀 르콩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과 사물》에 대한 자신의 열광적인 반응을 밝힌 바 있으며, 같은 해 푸코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이후 둘의 편지 교환은 계속된다). 푸코는 자신이 받은 르네 마그리트의 편지 두 통을 전재하고 본문 중에 그 편지 가운데 일부를 직접 인용함으로써 이 책의 기념비적 성격을 보존하였다.
1995년 고 김현 선생의 번역으로 처음 국내에 발간된 바 있으나 오랫동안 “절판의 미궁”(발문) 속에 있었던 이 책은 이번에 프랑스 파타 모르가나 출판사와의 정식 저작권 계약을 통해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새로이 출간되는 이번 ‘개정판’을 위해 문학평론가 정과리 교수는 기존 번역을 원서와 일일이 대조하여 이전 판의 오류들을 바로잡았으며 새로이 발문을 붙였다. 번역 유고의 정리부터 그간의 발간 경위를 밝히고, 푸코의 다른 저작들이 대부분 번역되어 있는 한국에서 이 책의 발간이 갖는 의의를 되짚은 발문에서는 그의 속 깊은 그리움이 배어나고 비평적 혜안이 빛을 발하고 있다.

푸코의 이 책은 근대(Modernity) 사회의 집단무의식을 이루고 있는 ‘재현(representation)의 이데올로기’에 대해 도전하고자 한 저자의 의지가 르네 마그리트라는 화가의 그림에서 그 실증을 발견함으로써, 구체적인 생각과 생생한 감각의 발동으로 이어져 출현하였다. 따라서 푸코는 이론과 실천의 양 측면에서 자신을 포함한 동시대 전위적 예술가·사상가들이 꿈꾸는 새로운 예술 및 사유의 모양을 이 책을 통해 매우 ‘예시적으로’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음, 한국에서의 푸코 수용의 새로운 통로를 여는 데 이 책이 맡을 수 있는 특별한 역할이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지만, 그 당시 한국에서의 푸코 수용은 정치적 측면, 즉 소위 ‘판옵티콘’이라는 용어로 상징되는 권력 이론의 측면이 거의 일방적인 데가 있었다. 물론 다른 측면을 보여 주는 저서들도 출간되어 있었지만, 한국 지식의 장에서 폭넓은 호응을 받기가 어려웠다. 무엇보다도 그 지식의 장 자체가 특정한 재현의 이데올로기에 ‘강박’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의 권력 이론도 이중으로(즉, 선택과 이해의 측면에서) 편향적으로 수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푸코는 권력의 이론가이기 전에 인식의 역사가이자, 그 인식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삶의 구성적 계기이자 성분으로 삼고자 했던, 말의 바른 의미에서의 철학자였다. 그의 권력 이론은 그러한 인식의 근본적 전환이라는 그의 평생 사업의 한 가지에 불과했을 뿐이다. 게다가 푸코는 자신의 실천적 인식이 실질적으로 피어나는 다양한 계기와 실현물들에 대한 매우 섬세한 감식가, 즉 비평가이기도 했다. 그러한 철학자이자 비평가로서의 그의 면모와 그 실제적인 정신의 운동을 음미하는 기회가 한국 독자들에게 주어져야 했었다. 이 책은, 그 매우 실제적인 특성 때문에, 그러한 기회를 제공하기에 아주 맞춤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정과리, <개정판에 부쳐>

목차

I 두 개의 파이프
II 흐트러진 칼리그람
III 클레, 칸딘스키, 마그리트
IV 말들의 은밀한 작업
V 확언의 일곱 봉인
VI 그림은 확언이 아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편지 두 통
원주
역주
부록 푸코의 미술 비평•김현
발문 개정판에 부쳐•정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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