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불안하지만 그래도 나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전하는 사려 깊고 정성스러운 언어들
자존감, 자존심, 자긍심, 자신감. 우리는 너무 많은 기준 속에서 살며 오히려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두가 정답을 말하지만 인생에 정답이 있을까. 저자는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비법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인생이라는 길을 함께 걷는 동료로서 독자에게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담담하게 권유한다. ‘여전히 자주 실패하는 삶’을 살지만 그래도 한 걸음씩 내딛는 우리를 위한 작은 시도들을 찬찬히 소개하면서, 행여 대단한 누군가의 성공에 미리 좌절하지 말자는 약속을 나누면서.
회사와 가정 그리고 스스로의 문제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답보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심일지도 모른다. 저자의 성격처럼 사려 깊고 정성스러운 언어들이 당신을 보듬고, 다시 일으킬 것이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알랭 드 보통
일상에 여백을 더하는 인사이트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알랭 드 보통의 말이다. 저자는 이 말을 인용하면서 “다채로운 모습으로 엄습하는 불안과 그때그때 대화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어떻겠냐고”라는 해석을 남긴다. 건조하기까지 한 명사의 문장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이렇게 그만의 인사이트를 담는다. 이런 관점은 저자가 직접 겪은 사례들과 만날 때 더욱 빛을 발하는데, 십수 년을 마감 노동자로 살아온 그만의 여정이 보인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에픽테토스, 마르틴 하이데거 같은 철학자부터, 알랭 드 보통, 한스 로슬링 같은 명사의 문장들과 버무려진 저자의 이야기가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다.
늦가을 아침 차갑고 산뜻한 공기, 젖은 나뭇잎 냄새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뱉는 숨 그리고 힘을 뺀 문장들
우연히 아침. 쨍하니 차갑고 산뜻한 공기가 폐까지 정화해주는 것 같은 11월 늦가을의 아침. 목적이 없으니 서두를 필요도 없고 아무 데서나 멈춰도 되는 그런 순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시간이 아닐까. 이 책은 우리에게 그런 느낌을 선물하는 책이다. 아무 페이지라도 펼쳐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읽어도 된다. 다만 천천히 읽는 것을 권한다. 평이한 언어들이 조합을 통해 문장으로 발현되면서 어느 순간 내 마음으로 와 닿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