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저자의 장기간 금융감독 업무 수행 경험과 은행 상임감사 경력에서 나온 지식과 내공이 녹아 있다. 저자는 금융윤리에 관한 국내 문헌이 희박한 환경에서 해외의 자료들도 두루 참고하여 우리나라의 금융인들이 참고할 만한 금융윤리 관련 내용들을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공리주의, 칸트이론, 프로테스턴트 윤리 등 기본적 윤리 이론과 직업윤리 내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서양에서 먼저 이루어진 진정성, 공정, 형평, 이해상충, 정보비대칭, 대리인 문제 등 금융윤리 관련 공통 주제에 대한 이론적 논의들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그간 우리나라의 금융윤리 관련 교재들이 주로 실무 관련 준법교육 자료라는 점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이 책은 법으로 부과되는 규제가 갖는 한계에서 출발하여 금융소비자보호법, 은행법 등 우리나라 금융 관련 법령의 내용에 대해 알기 쉽게 다루고 있다. 법령이 생긴 배경, 규제를 하는 이유, 그것을 적용할 때의 갈등 상황 등을 저자의 업무 경험과 관련 서적 등을 활용하여 유연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딱딱한 법령 해설서가 아니라 독자의 입장에서 왜 그런 규제가 있는지 규제의 당위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였다.
예를 들어, 내부통제, 조직문화, 리더십 등은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운영과 관련하여 자주 거론되는 이슈이지만 그 실체를 그려내기는 쉽지 않은 주제들이나, 이 책은 이들 용어의 정의와 논의 내용, 그리고 실제 사례까지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더구나 금융의 디지털화나 AI, ESG 등 최근의 핫한 이슈를 포함하여 이 책은 금융윤리와 관련하여 다룰 수 있는 내용들을 거의 망라하였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특장점은 부록이다(last but not least). 리보금리 조작, 키코사태, 라임펀드 사태 등 금융과 관련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근래의 국내외 대표적 사건들을 골라 그 사건의 개요와 발생 배경, 처리 과정, 시사점까지 정리하였다. 부록만으로도 이 책은 나름의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자료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