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에서 성공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인천 구도심을 중심으로 노포와 협업하며 상권을 부활시킨 ‘개항로프로젝트’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지역 재생 사례로 꼽힌다. 이 프로젝트의 대표이자 로컬 성공 신화의 주역인 로컬 기획자 이창길이 로컬로 향하는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들을 아낌없이 담아 첫 책을 냈다. 영국에서부터 제주도, 가평, 부산, 서울, 인천 등 20년 가까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조언을 하며 로컬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그동안 누구도 하지 않았던 질문을 던진다. 서비스의 빈 틈을 찾아내는 방법, 로컬로 가기 전 고려해야 할 점, 자기만의 시선으로 지역을 분석하는 방법, 로컬에서 부동산 구하는 실전 팁, 연고 없는 로컬에서 창업하는 방법, 크루를 결성하고 협업하는 방법, 카피하지 않고 카피되지 않는 전략, 성공적인 이벤트와 마케팅의 실제 사례, 이웃과 트러블 없이 지내는 방법 등을 가감 없이 공개한다.
자본주의의 판이 바뀌고 있다
인터넷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세상을 바꿔 놓았다. 내가 어디에 있든 원한다면 누구든지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고, 원하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쉽게 취할 수 있게 되자 다양한 정보를 비교하고 체험하면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더욱 깊이 알게 됐다. 나의 성향과 취향, 언제 행복감을 느끼며, 언제 좌절감을 느끼는지, 어쩌면 우리는 역사상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정보를 ‘디깅’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취향은 더욱 깊어지고 날카로워졌다. 취향은 삶을 변화시킨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관계를 맺고,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유지한다. 성향이 맞는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오픈카톡방을 개설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내 취향의 트렌드를 파악하기도 하고, 유튜브 검색을 통해 관심사에 대한 지식을 쌓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지속하다 보면 결국 나와 우리의 취향을 극대화해 보여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찾게 된다.
청년에게 로컬은 새로운 기회다
인터넷의 발달로 장소성이 사라지고 정보 권력도 분산되면서 많은 이들이 대안적인 공간인 로컬을 찾고 있다. 저자는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오프라인 공간에 대해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고, 메인 스트림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말한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목표가 같은 사람끼리 모여 부족을 형성하여 살아가며 자신의 취향을 사업화하면서 라이프스타일로 실천한다. 이런 삶을 위해 젊은이들은 보다 기획비용이 적은 로컬로 향한다. 사업을 벌이는 것도 과거보다는 훨씬 쉬워졌다. 간단한 자료 수집과 정리는 AI가 대신해주니 직원이 없어도 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마케팅할 수 있으니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창업하면 오프라인 공간도 필요 없다. 자본과 경험이 부족한 청년에게 로컬은 새로운 기회의 땅인 것이다.
로컬의 신이 포착한 거대한 변화의 시작
사회학과 경영학을 공부하던 영국 유학 시절, 공부보다 부동산 구경하는 걸 좋아했던 이창길은 몇 가지 아이디어로 런던에 게스트하우스를 열어 초대박을 낸다. 이후 유학생 공항 픽업 서비스 대행, 빈 주차장 렌트 사업 등을 하며 공간의 가치를 찾아내고 서비스의 빈 틈을 알아보는 안목
을 키웠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100년된 제주 전통 가옥을 고쳐 지으며 공간 기획 및 숙박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2008년 당시엔 사람들에게 익숙치 않던 개념인 ‘제주 독채 펜션’의 시대를 연 ‘토리코티지’에 이어 부산의 인더스트리얼 카페 ‘브라운핸즈백제’, 안심하고 쉴 수 있는 서울 신촌의 인포텔 ‘낙원장’, 남의 집을 빌려주는 ‘두 번째 집 프로젝트’ 등 온/오프라인의 사업을 이끌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쌓여 그에게는 자연스럽게 ‘공간 기획의 신’이자 ‘로컬의 신’이란 타이틀이 생겼다. 저자 이창길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결된 일들이라며 자신의 ‘공간 덕후’ 기질과 그 기질을 사업으로 연결시킨 노하우를 책을 통해 들려준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로컬의 모든 것
저자는 로컬 기획자로 일하며 기존 사회의 가치관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청년들을 여럿 만났다고 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그곳을 벗어난 적이 없는 ‘SKY’ 출신의 엘리트 청년들이 로컬에 와서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것을 목도한 것이다. 처음에는 저런 스펙을 가진 청년이 왜 로컬에 왔는지 궁금했다고 한다. 중년으로 접어든 저자 또래의 사람들, 고스펙을 쌓은 이들은 더욱 청년시절 로컬에서 사업하겠다고 나선 경우가 거의 없었기에 매우 낯선 상황이었다. 각자의 삶을 영위하는 방법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고, 자본주의의 판이 바뀌는 중이다. 그런 변화가 아주 주변에서도 감지되는 것이다. 판이 바뀌면서 과거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것을 가치 있게 들여다보는 시도가 많아졌다. 로컬도 그 중 하나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각기 다른 목적으로 로컬로 향하지만, 적응하지 못해 겉돌거나 고생만 하다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많은 것을 잃어버린 상태다. 모아둔 자금도, 긍정적 태도도, 본래의 터전도 모두 사라지고 나이만 먹는다.
이 책은 로컬에서 기회를 찾아 비즈니스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매뉴얼이다. 로컬에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청년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잘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매뉴얼을 작성했다. 개인의 취향을 살려 라이프스타일을 비즈니스화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영국에서부터 제주도, 가평, 부산, 서울, 인천 등 20년 가까이 로컬을 경험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끈 이창길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로컬에서 기획하고, 전략을 세우고, 크루를 형성하고,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은 물론 마케팅 방법까지 실전 팁을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