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희 연출가는
어떻게 서구의 교육연극을 한국으로 가져왔나
[한국 교육연극]을 출간한 저자 박은희 연출가는, 1986년 자작 연출의 꼭두극 한 편 공연을 마치고, 그즈음 ‘시절 언짢음’으로 떠난 여정에서 ‘교육연극(Educational Theatre)’을 만났다. 뉴욕, 맨하탄... 교육연극과의 만남은 5개월 예정의 여정을 5년으로 늘려 놓았다. 1987년 4월에서 1992년 2월까지.
저자 박은희 연출가는 ‘연극’을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연극의 한 방법인 ‘역할 놀이’가 그때까지 어설프게 알고 있던 법조계의 모의재판이나 소수의 환자를 위한 정신 치료 극에 쓰인다는 것,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creative drama 정도 외에, 온갖 방법으로 확장되어 온 지구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순기능을 발휘하는 한 장르로 ‘교육연극’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구인들에게 유익한 순기능’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사회성(social skills) 극대화를 돕는 일이다. 그 다양한 방법 중에 ‘주입식의 정반대 교수법’! ‘주입식’이 우리에게 거부반응이 큰 단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본을 연습해서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기성 연극 공연 행위도 사실 주입식이다. 이 교육연극의 ‘주입식의 정반대 교수법’에 꽂힌 박은희 연출가는 이걸 공부해서 우리나라에 알려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우선 영어 학교 입학하여 여행비자를 학생비자로 바꾸고, 여러 복잡한 서류 절차와 면접시험 등을 거쳐 NYU 대학원 교육연극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다음엔 하루 세 시간 이상 잠든 적이 없는 거의 실성?한 듯 수업에 열중하며 공부하여 석사과정을 온전히 마치고 귀국해서 현재까지 30년을 넘기며 노력 중이다,
박은희 연출가의 교육연극 30년 열정
지난 30년의 결과물을 한 권에 담지 못한 것들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한국의 교육연극 1992-2023! 30년간 묵은 자료들을 모아놓고 저자 스스로 절대로 한 권에 다 기록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사진은 또 왜 이렇게 많이도 찍어 놓았는지, 그러나 기억엔 생생하지만 찾지 못해 싣지 못한 사진들도 있다. 그중에 NYU의 영국프로그램 수업 사진들 특히 크리스 바인 교수님과 찍은 사진, 영국 청소년들과 함께한 워크숍과 TIE 발표 사진을 한 장도 싣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큰 저자이다.
박은희 연출가는 우리나라 미래 세대들이 주입식교육에 얽매이지 않게 하고 싶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회인이 되도록 돕고 싶다는 한 가지 생각만 붙들고 무작정 저지른 ‘처음 알린다는 이 일에 열정을 바쳤다. 그 일이 산 넘어 산인 줄도 모르고 무작정 시작했고, 나중에 끝이 보이지 않는 일임을 깨달았어도 중단하지 않을 생각으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30년은 그냥 쓱 지나가 버렸다.
저자는 그간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다닌 쌓여있는 자료들을 사방에 펼쳐놓으며 변변찮은 기억력을 보태었다. 분류하고 스캔하고 설명 붙이고 하다 보니 긴 세월 교육연극으로 맺어진 사진 속의 한 분 한 분이 기억에 새로웠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교수법을 바꿔보려고 애쓰시는 교사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저자는, 유일하게 대학원에 〈교육연극 MA 과정〉을 신설하려고 애쓰신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고) 황정현 교수님께도 심심한 감사를 표했다.
처음에는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5세~19세, 아직 성장기에 있는 세대들을 위해 개발된 교육연극이 현재는 실버세대까지 평생교육 방법으로도 여러 나라에서 활용하고 있듯이 한국의 많은 어르신들도 참여하는 실정이다.
교육연극, 교실의 열린 무대
플라톤은 극의 수법에는 교육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오랜 세월 동안 교육 분야에서 지지받아왔으며, 교육연극은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하며 교육용으로 활용되어 왔다. 학교 내에서 교육법과 수업 계획이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교사들은 한정된 자유와 시간 동안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전달해야 한다. 이때 교육 연극은 교실 내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강력한 도구 중 하나이다.
교실 내 극의 활용은 교육적 가치를 넓게 포괄한다. 먼저, 극을 통한 사회적 역할 수행 기술은 학생들이 현실 세계에서 대면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기를 통해 팀원과 협력하거나 리더 역할을 수행하며, 소통과 협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극은 관찰력을 키우고 상황 판단 능력을 강화하며,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극은 사회적 자신감을 향상시키는 데도 기여한다. 학생들이 무대 위에서 역할을 맡아 공개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이는 평소 수업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감수성 또한 극을 통해 미술, 음악, 문학 등 다양한 예술 형태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데 풍부한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극은 인간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다. 연기를 통해 다른 인물의 역할을 맡고 그들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이는 인간 간 이해를 증진시키고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더 나아가, 즉흥적 기술, 가상의 역할놀이는 인간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상태를 탐구할 수 있는 독특한 방법을 제공하며, 연극을 통한 연구는 역사, 심리학, 인문지리학, 문학, 정치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연구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교육연극은 교실에서 교육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육연극을 통해 학생들은 무엇보다도 창의성을 개발하고 자기 개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미래를 준비하고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자신감을 얻을 것이다. 따라서, 교육연극은 교실의 열린 무대로서 학생들에게 큰 가치를 제공하며 교육 환경을 더욱 풍부하고 흥미로운 곳으로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