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들어 세상은
온통 고요한데
그리워 못 잊어 홀로 잠 못 이뤄
불 밝혀 지새우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별이라 그런다
기약이라 소망이라 그런다
밤 깊어
가장 괴로울 때면
사람들은 저마다 별이 되어
어머니 어머니 부른다.
- 김남주, 「별」
별은 무수하다. 육안으로 헤아릴 수 없다. 별은 밤에만 뜬다. 그러므로 그것은 상처받은 자, 마음이 어두운 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자, 소망을 허공에 띄운 자, 고독한 자 등에게 잘 보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또렷하다. 그러므로 잠 못 드는 자에게 별빛은 가까운 이웃이고 유일한 대화의 상대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별別하여 있는 자에게 별은 그리움으로 사무치는 대상이다. 그들은 서로가 눈물로 글썽이며 교신을 나눈다. 그러므로 지상에서 올려다보는 자와 천상에서 내려다보는 자는 서로가 서로에게 별이다. 또한 세상의 칼바람에 마음이 베인 자의 상처를 핥아주는 별, 그러므로 그것은 어머니다.
-본문 중에서
김선태 시인은 〈광주일보〉 신춘문예와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시작문학상, 송수권시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간이역』 『작은 엽서』 『짧다』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으며, 제2회 목포문학박람회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목포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