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갈등해결센터를 설립하고 비사법적 갈등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비사법적 갈등해결을 위한 법적, 제도적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았습니다.
중앙부처나 지자체 등에서 공공갈등 현안에 대해 공론화 등을 통해 해결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고, 대화를 통한 갈등해결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시민교육에 협상 및 조정 등의 비사법적 갈등해결이 포함되고 있음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공공영역에서의 갈등예방과 해결을 위한 ‘갈등관리기본법’의 제정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21대 국회에서 ‘갈등관리기본법’이 제정될 수 있을 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갈등해결센터는 갈등현장에서 자문 및 컨설팅. 갈등조정, 갈등교육 등 수많은 활동을 수행해 왔습니다. 센터는 갈등현장에서 많은 상처와 분노, 아픔과 고통, 때로는 기쁨과 희망도 체험해 보았습니다.
특히 2023년은 한국갈등해결센터가 국무조정실 지정 ‘갈등관리연구기관’으로 선정된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센터는 공공분야의 갈등자문 및 코칭, 갈등영향분석, 갈등조정, 공론화 사업 등을 좀더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우리 센터는 뜻을 모아 공공갈등 사례를 중심으로 사례집 발간을 준비하였고, 그동안 센터에서 진행했던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갈등관리 사례집을 기획하였습니다.
센터가 그동안 직접 수행했던 정책갈등, 지역현안 등을 포함한 공공갈등 및 조직 내 집단갈등 등 갈등조정 사례 중에서 시사점이 있는 사례를 정리하였고, 시민참여와 숙의를 기반으로 한 의미 있는 공론화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했습니다.
이 책에서 그간 센터가 수행했던 모든 갈등사례들을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공공갈등은 이슈에 따라서 이해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공개할 수 없거나 민감한 사안들을 내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서에 수록된 갈등사례들은 센터가 직접 수행하여 완료한 사업 중에서 부분적으로 이미 언론에 공개되었거나 백서로 공개된 사례를 선정하여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갈등 개요, 경과, 해결과정, 성과 및 시사점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사례집은 제1부 ‘갈등조정’, 제2부 ‘참여와 숙의 공론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부 ‘갈등조정’에는 총 7개의 사례가 담겨 있으며, 제2부 ‘참여와 숙의 공론화’에는 총 6개의 사례가 담겨 있습니다. 그동안 비사법적 갈등해결에 대한 사례를 소개한 자료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조직갈등부터 공공갈등, 공론화까지 모든 갈등분야를 총 망라하여 현장 실무자 중심으로 사례를 종합하고,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발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센터가 직접 수행하였던 의미 있는 사례들을 일반 시민들과 각 기관의 갈등관리 담당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사례를 생동감 있게 접근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제1부 ‘갈등조정’ 사례들은 갈등현장에서 조정가로 참여하며 실제 수행했던 갈등영향분석, 갈등조정협의체 운영 활동 등을 세밀하게 담고 있습니다. 갈등조정협의체 운영은 당시의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면서도 갈등 쟁점 및 갈등 당사자들의 주장, 이해관심사 등에 관한 내용이 상세하고 자세하게 담겨 있어 유사한 갈등상황에 대처하고자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제2부 ‘참여와 숙의 공론화’에서는 센터가 직접 수행했던 공론화 사례를 세부적이면서도 알기 쉽게 기록함으로써, 공론화의 실체를 온전히 전하고자 하였습니다. 국가정책 및 지역 현안 등에 대해서 공론화를 준비하는 기관의 담당자들과 실제 공론화 과정에 참여했던 시민들, 그리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자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