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의 의미-여호와 이레의 동산
바로 그 청라언덕에 2012년 10월 지계석(地界石) 하나가 세워졌다. ‘여호와 이레의 동산’이란 기념비이다(이 책 표지 사진의 비석. 비석과 함께 한 백암 전재규 박사).
“이곳은 대구 기독교(protestant)의 발상지로 여호와 이레의 동산 이곳은 대구 기독교(protestant)의 발상지로서 19세기 말,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들이 대구를 선교지로 선택하여 선교의 중심지가 되었다. 아담스, 존슨, 브루언 세 분의 선교사가 남문 안에 있던 선교본부를 이곳으로 옮기며, ‘우리가 선 땅은 천지를 창조하신 여호와 이레의 땅’이라고 외치셨다. 브루언은 당시 대구의 읍성을 바라보며 ‘다윗의 망대가 서 있는 예루살렘’ 같다고 하였다. 그들의 말처럼 이곳을 중심으로 하여 교회, 학교, 병원이 설립되었고, 대구가 제 2의 예루살렘이라고, 일컫는 부흥의 역사를 이루게 되었다.”(〈여호아 이레의 동산 기념비 전문〉)
이 비석은 2012년 당시 비석 건립추진위원회 대표회장이었던 전재규 박사가 직접 지은 글이다. 전재규 박사 역시 박태준과 마찬가지로 이 언덕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계성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또한 전재규 박사는 청라언덕 아래에 있는 신명여학교를 졸업한 강일혜 여사와 결혼하였고, 역시 청라언덕 아래에 있는 대구동산병원에서 의사로 30년 이상을 복무하였다.
이 청라언덕을 대구 매일신문은 “1893년 미국 베어드 목사가 대구지역에 뿌린 복음의 씨앗은 동산병원 언덕 위에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미국 약방’이란 이름으로 진료소를 내고 의료선교를 펼치던 존슨 선교사(의사)는 1899년 제일교회 구내에 ‘제중원(濟衆院)’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본격적인 진료활동을 시작했다. 이 약방과 제중원이 동산병원의 전신이다. 이 당시 선교사들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아름답게 드러내 보이기 위해 병원이나 학교와 교회를 세웠고, 그를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 동산언덕에는 동산의료원과 선교사 사택, 신명학교, 제일교회 등이 건립되었다. ‘은혜정원’이 자리한 이 언덕은 대구의 기독교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려 정착하고,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사회에 봉사하면서 성장한 중심지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청라정신으로 가는 길
이제 이 책의 부제목 ‘청라정신으로 가는 길’이라는 의미가 거의 설명되었다. 대구에서 청라언덕은 교회와 학교와 병원의 중심지이고 발상지이다. 청라언덕은 기념비가 말해주듯이 대구 지역에 근대의학과 근대교육을 도입하면서 기독교를 전파한 중심지였다. 그런데 백암 전재규 박사의 삶이 청라언덕의 역사적, 종교적 의미와 꼭 닮았다.
그는 독실한 신앙자로, 계성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유학하여 의학박사가 된 후 귀국하여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의술을 베풀었다. 의사 정년 이후에는 선교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면서 대신대학교 총장으로 일했다. 또한 대신대학교에 사재 60억을 희사하여 대신대학교가 대구, 경북 지역 기독교 교육의 요람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밖에도 호스피스 전인치유센터를 건립하는 등 한국호스피스협회 초대 이사장으로 여러 봉사를 했다. 즉 청라언덕이 하나의 동심원이 되어 그를 신앙, 의료, 봉사의 삼위일체의 삶으로 이끈 것이다. 이는 물론 “모태신앙으로 성장하여 오늘날까지 잠시도 교회를 떠나본 적이 없는 ‘예수의 사람’, ‘경건한 그리스도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은 그의 삶은 세속적으로 보나 신앙적으로 보나 다 같이 ‘청라정신으로 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세 기독교 학자의 전재규 박사에 대한 해석
이 책은 또한 대신대학교에서 인연을 맺은 세 분의 집필자(황봉한, 박창식, 김병희)가 쓴 전재규 박사에 대한 깊은 신앙적 해석이 있다. 전재규 박사는 중·고등학교 이후부터 군복무시절, 미국유학시절, 의사생활, 그리고 대신대학교 총장직을 수행한 이후에도 여러 설교를 해왔으며, 그 기저에는 성경의 이해와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설파한다. 전인치유란 개념을 신약에서 도입하여 의학과 신학의 접목을 시도한 것이라든가 하는 보다 신앙적이고 전문적인 백암 사상의 근본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는 많은 설교자가 참조하고 연구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집필자 황봉환 목사는 대신대 부총장, 울산대암교회 협동목사 등, 박창식 목사는 대구달서교회 담임목사, 총회역사위원회 위원장 등, 김병희 목사는 서변제일교회 담임목사, 대구경북기독교역사연구회 회장 등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