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기술, 세련된 디자인, 뛰어난 효율성으로
일상을 진보시키다
제임스 다이슨은 확고한 경영 철학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어떤 것과도 쉽사리 타협하지 않으려는 자세와 태도 덕분에 혁신적인 기술, 세련된 디자인, 뛰어난 효율성을 갖춘 가전제품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을 진보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영국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그의 인생은 우여곡절의 반복이었다.
제임스 다이슨은 영국 노퍽주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일찍 아버지를 여의게 되면서 크나큰 상실감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이로 인해 어린 나이에 혼자 결정을 내리고, 자립심을 키우고, 기꺼이 위험을 불사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왕립 예술 학교에 진학해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가치관의 토대를 쌓았다. 그곳에서 예술과 과학, 발명과 제작, 사고와 행동은 하나이자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더불어 디자인의 모든 부분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고, 이는 〈제품의 기술과 공학적 측면을 반영하는 정직하고 목적이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다이슨의 디자인 원칙과 정확하게 맞닿아 있다.
멘토 제러미 프라이와 동반자 디어드리 다이슨은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연이다. 특히 제러미 프라이가 엔지니어링 회사 로토크의 해양 부문 책임자 자리를 맡긴 일을 계기로 그는 엔지니어링에 지대한 관심을 품게 되었다. 로토크에서 일하며 고속 상륙정 시트럭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판매했으나, 그는 또 다른 도전을 감행하기로 했다. 커크다이슨을 설립해 정원용 수레인 볼배로를 제작한 것이다. 이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고정 관념을 완전히 깨뜨리며,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을 발명하려는 제임스 다이슨의 첫걸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볼배로는 무척이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유사한 제품이 쏟아져 나왔고 커크다이슨 내부에서 여러 문제에 얽히게 됨으로써 자신의 회사에서 쫓겨나고 만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다만 제품에 대한 특허권, 회사에 대한 소유권 등을 확보하는 일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우쳤으며, 이는 실제로 여전히 다이슨에서 중대하게 다루는 사안들이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다이슨을 창업하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제품의 기술, 엔지니어링, 디자인을 모두 개발하는 사람이자, 그 제품을 제작하고 시장에 내놓고 마케팅을 하는 일까지 전부 해내는 사람이 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집에 딸려 있는 작은 창고에서 묵묵히 작업했고, 그 결과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가 탄생할 수 있었다. 다사다난한 과정에서 제임스 다이슨은 미니의 개발자 알렉 이시고니스, 시트로앵의 창업자 앙드레 시트로앵,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다.
그 후에도 고난은 계속해서 찾아왔다. 대기업에 맞서 오랜 기간 법정 소송을 지속했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빚을 지며 경제적 압박감을 느꼈다. 하지만 평범한 기기를 대신하는 고도의 성능을 갖춘 기계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은 멈출 수 없었고, 연구 개발을 위한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하여 무선 청소기 시리즈는 개선을 거듭했으며, 쿨 공기청정기,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에어랩 스타일러, 에어블레이드, 솔라사이클 모프 조명 등을 끊임없이 출시하며 독창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는 다이슨을 대표하는 제품들의 개발 의도부터 과정, 그 속에서 맞닥뜨린 문제점과 해결 방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쓰라린 고통을 안겨 준 제품들도 언급한다. 비용 절감 문제로 인해 생산을 중단한 세탁기나 현존하는 배터리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결실까지 맺어지지 못한 전기 자동차의 이야기도 공개한 것이다.
한편 제임스 다이슨은 새로운 분야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최근에 농업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기존 사업 분야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그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수입 식품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농업에 최첨단 과학과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더불어 미래를 위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젊은이들이 통념적 지식에서 벗어나 도전 정신을 가지기를 바라며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를 실시하고 있고, 더 많은 젊은이들이 과학, 공학, 그리고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가지기를 갈망하며 제임스 다이슨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장기적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다이슨 기술 공학 대학을 설립했다. 이곳의 학부생들은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데다 실무와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제임스 다이슨은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만족보다 더 큰 위험을 없다고 생각하며 언제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삶은 도전과 좌절의 연속이지만, 그조차도 매우 흡족하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제임스 다이슨이 자신의 일을 대하는 확신과 진심이 오늘날의 다이슨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