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의 사랑이 말해요.
“누리는 나를 자라게 하고, 내가 자라면 누리는 행복해져요”
누리가 새근새근 자고 있어요. 누리 옆에는 누리의 사랑이 자고 있고요. 하지만 누리는 사랑이 항상 자기와 함께하는 걸 알지 못해요. 왜냐하면 사랑은 누리의 눈에 보이지 않거든요. 하지만 사랑은 늘 누리와 함께해요. 누리가 행복하고 웃는 일이 많아지면 누리의 사랑도 덩달아 행복해지고 쑥쑥 자라납니다. 반대로 누리가 화를 내고 기분이 나쁘면 누리의 사랑도 속상하고 슬퍼지지요.
누리와 누리의 ‘사랑’은 《사랑이야》에 나오는 주인공이에요. 《사랑이야》는 누리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의인화하여 누리와 하루 종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사랑이야》는 사람들 마음속에 하나씩 품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몸 밖으로 끄집어내어 마치 날아다니는 요정처럼 표현하였습니다. 사랑을 많이 베푸는 누리 엄마 아빠의 사랑은 이리저리 쭉쭉, 멀리까지 사랑을 퍼뜨려요.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누리의 사랑은 자신도 누리 엄마 아빠의 사랑만큼 커지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동생 다솜이가 누리의 장난감을 망가뜨리자, 누리의 사랑은 울면서 누리에게 화내지 말라고 매달립니다. 누리는 다솜이의 행동이 야속할 뿐, 자신의 사랑이 힘들어하는 걸 모르지요.
누구나 마음속 사랑을 예쁘게, 쑥쑥 자라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주인이 화를 내면 마음속 ‘사랑’이 속상하고 힘들어한다는 걸 알지 못해요. 자신의 ‘사랑’을 크고 더욱 강하게 만들고 싶다면 순간순간 화가 나더라도 잘 참아 내고 웃는 일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걸 《사랑이야》에서 알려 줍니다.
마음속 사랑에게 좋은 말을 해 주세요.
“오늘도 고마웠어. 내일도 사랑할게!”
누리는 잠자리에 누워서 조용히 속삭여요.
“엄마가 그러는데, 마음속 ‘사랑’에게 좋은 말을 해 주면 날마다 즐겁고 행복해진대. 오늘도 고마웠어. 내일도 사랑할게.”
이 말을 들은 누리의 사랑은 조용히 눈을 감고 행복해합니다. 그러면서 누리와 함께 자는 동안 쑥쑥 자랄 거라고 말하지요.
누리는 아직은 한참 많이 자라야 할 유치원생이라서 마음속 사랑도 누리와 함께 많이 커 나가야 합니다. 누리의 사랑도 그걸 원하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누리가 즐겁고 행복한 마음을 가져야 해요. 그래야 그 마음을 전해 받은 사랑이 더욱 커질 수 있거든요. 사랑이 커지면 누리도 사랑의 힘으로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낼 수 있고요.
《사랑이야》에서는 무한 순환 관계처럼 이어지는 사람과 사랑과의 관계를 발랄하고 유쾌하게,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일깨워 줍니다. 또한 누리의 사랑이 나래이션처럼 전하는 말들은 읽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세상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사랑’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사랑이야》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가지고 있는 ‘사랑’이 그림으로 보여집니다.
경비 아저씨가 버려진 화분을 정성껏 보살피면 아저씨의 사랑도 옆에서 같이 화분에 물을 주고, 유치원 선생님과 누리가 안고 있으면 선생님의 사랑과 누리의 사랑도 기쁜 얼굴로 안고 있지요.
길거리에 다니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은 머리 위에 조그마한 하트를 달고 다닙니다. 사랑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새빨간 하트를 달고 있지만, 사랑을 모른 체하거나 서로 미워하고 화내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는 하트가 점점 검정색으로 어두워지지요. 모든 사람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 갖고 있지만,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따라 자신이 갖고 있는 사랑의 색깔이 변할 수 있다는 걸 표현한 것입니다. 그 사랑의 색깔은 자신이 주체가 되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 또한 가시적으로 보여줍니다.
매 장 똑 떨어지는 깔끔한 선과 컬러링 북을 연상시키듯 촘촘히, 정성스레 색을 채워 넣은 강혜영 작가의 그림 기법은 사람들의 ‘사랑’을 더욱 소중히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