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위대한 20가지 문화유산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해설한 인문 지리서
40여 년간 한국 문화를 다각도로 연구해 온 저명한 한국학자이자 종교학자인 최준식 교수는 이 책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그동안 집필해 온 많은 책과 달리, 이 책은 최준식 교수가 특정한 주제와 관련된 장소를 여행하면서 쓴 문화유산 탐방기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실은 제대로 알지 못한 한국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인문·문화적 관점에서 쉽게 설명하기 위해 20개의 주제를 선택하고 각 주제와 관련된 장소로 여행을 떠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왕실 문화, 샤머니즘, 불교, 유교, 음악, 회화, 음식, 건축, 의복 등으로, 한국의 정체성과 한국인의 정신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 문화유산들이다.
최준식 교수는 이 책을 쓰면서 기존의 책이나 인터넷에 나오는 내용은 가능한 한 배제하고 문화의 심층적인 부분을 다루기 위해 애썼다고 밝힌다. 사실만 건조하게 기술하거나 연도를 진부하게 나열하기보다 문화의 의미를 탐구하는 인문학적 입장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을 쓰면서 이중환의 『택리지』를 염두에 두었다고 강조한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인문 지리서 『택리지』처럼, 이 책도 여러 장소를 방문하면서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을 친밀하게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한 문화의 본질을 찾아 여행을 떠나다
이 책의 주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바로 ‘문화’, ‘생활’, ‘자연’이다. 저자는 이 세 가지의 큰 주제하에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세부 주제와 장소를 선정했다.
제1부 ‘문화’에서는 한국의 종교를 주로 다루는데, 여기서는 종교학자인 저자의 내공이 잘 드러난다. 특히 왕실 문화, 샤머니즘, 불교, 유교, 기독교 등에 대해 살펴보면서 한국인의 정신을 형성하는 데 종교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제2부 ‘생활’에서는 한국인의 의식주를 다룬다. K-팝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음악, 한국의 독창적인 전통 회화,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한식, 온돌과 마루를 특징으로 하는 한옥 등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한국인의 생활 문화를 소개한다.
제3부 ‘자연’에서는 한국의 자연과 관광을 대표하는 지역 세 곳을 골라 서술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벽이 없는 박물관’이라고 소개한 경주, 광대한 한려해상국립공원 중에서도 이순신과 윤이상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배출한 통영,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매력을 지닌 화산 섬 제주에 대해 다룬다.
최근에는 여행을 하면서 그곳의 역사와 철학, 관습과 제도도 함께 이해하려는 형태의 관광산업, 즉 문화관광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관광과 문화를 연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나라의 문화관광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한국과 한국의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