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 기본 동사와 명사가 만들어내는 흔한 조합,
콜로케이션을 알면 당신의 영어가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진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공부의 뼈대를 잘 잡아야 한다. 그것이 그래머(grammar), 즉 문법이 될 수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콜로케이션(collocation)이라 불리는 연어(連語)다. Collocation은 ‘col(함께)+location(위치, 장소)’의 조합으로, 쉽게 말해 ‘두 개 이상의 단어가 특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자주 함께 쓰이는 단어들’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흔한 조합’이다.
이 책 『맛있게 즐기는 달콤한 영어회화 파이 잉글리시(PIE ENGLISH)』는 기본 동사와 명사 36개를 선정, 파이 차트(pie chart)라는 시각적 도구(visual tool) 안에 넣어 콜로케이션의 개념과 쓰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영어 학습서다. 각각의 조각에 담긴 콜로케이션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들의 마음이 달달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디저트를 대표하는 파이를 시각적 요소로 활용했다. 영어를 하다 보면 같은 표현도 유독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평범한 표현도 특별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이와 반대로 같은 표현을 여러 번 반복하거나 단조롭게 말하는 사람도 많다.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콜로케이션의 활용 능력에 있다. 이는 단어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고, 숙어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동사 또는 단어 하나로 전체의 뉘앙스와 의미가 달라지는 영어에서 콜로케이션의 적절한 활용은 작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 조이스 박은 콜로케이션을 ‘한국어에서 영어로 가는 매우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핵심 조합’, ‘대화하기’, ‘문장 연습’, ‘빈칸 채우기’
4단계 학습을 통해 효과적으로 익히는 콜로케이션의 모든 것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숙어와 콜로케이션은 무엇이 다를까? 숙어는 단어가 조합됐을 때 기본 의미와 뜻이 달라지지만 콜로케이션은 그 의미를 그대로 갖는다는 데 있다. 또 숙어는 단어나 동사의 순서를 바꿀 수 없지만 콜로케이션은 얼마든 바꿀 수 있으며, 오랫동안 함께 사용되어 온 조합이라 우리에게 익숙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를테면 ‘raining cats and dogs’는 ‘비가 억수 같이 오다’라는 뜻의 숙어이다. 하지만 숙어에서는 이 표현을 ‘rain dogs and cats’ 식으로 순서를 바꾸거나 ‘rain kittens and puppies’라고 하여 가는 비가 온다는 뜻으로 쓸 수 없다. 하지만 콜로케이션은 다르다. ‘비가 많이 온다’는 표현을 ‘rain heavily’라고 했을 때 대개는 heavily가 뒤에 오지만 콜로케이션을 활용하면 ‘rain hard’나 ‘rain incessantly’, ‘rain intensely’처럼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콜로케이션을 많이 알고 있으면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고, 이것이 곧 세련되고 품격 있는 영어로 이어진다.
이 책은 ‘핵심 조합’, ‘대화하기’, ‘문장 연습’, ‘빈칸 채우기’의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단계 ‘핵심 조합’에서는 동사 또는 명사가 포함된 흔한 조합을 통해 콜로케이션의 쓰임과 문장을 익힌다. 가장 기본적인 단계로, 많이 익혀두면 익혀둘수록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2단계 ‘대화하기’에서는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일상에서 콜로케이션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이해한다. 매번 달라지는 상황과 대화 속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을 살피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3단계 ‘문장 연습’은 문장 속에 들어 있는 다양한 콜로케이션을 소리 내어 따라해보는 과정이다. 해당 동사와 명사를 포함한 단어들이 문장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마지막 ‘빈칸 채우기’는 알맞은 동사를 넣어 문장을 완성하면서 콜로케이션을 완전하게 이해하는 단계다. 이를 통해 1-2-3단계를 거치며 학습한 흔한 조합을 마무리한다.
이제는 콜로케이션 싸움이다
알면 알수록, 쓰면 쓸수록 재미있는 콜로케이션의 세계를 경험하라!
“내 영어는 왜 단조로울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까?”, “다른 표현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영어 좀 한다는 사람들도 피해 갈 수 없는 고민일 것이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콜로케이션을 본격적으로 다룬 이 책은 아주 고마운 선물이 될 것이다. 영어 공부에서 꽤나 중요하지만 마땅한 교재가 없어 사전을 찾아보거나 하나하나 뜻을 찾아가며 공부해야 했던 콜로케이션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의 의미는 중분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은 기본에 충실하다는 데 있다. 장담하건대, 36개의 동사와 명사가 만들어내는 조합만 확실히 익혀도 원하는 만큼의 자연스럽고 세련된 회화가 얼마든 가능하다. 이 책을 통해 하나의 단어에서 뻗어 나간 표현들을 완전히 습득하는 것을 넘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의미들을 머릿속에 하나의 망처럼 엮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맛있게 즐기는 달콤한 영어회화’라는 표현처럼 달콤한 대화의 순간들을 더 많이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