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하마스가 테러를 저지르자 왜 하버드대 학생들은 이스라엘을 비판했을까?
현지에서 3년을 생활한 저자가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수십 개의 1차 사료와 외국 학자들의 서적과 논문 수백 편, 국제기구와 시민단체 보고서, 현지 인터뷰 등을 8년간 연구하여 그 해답을 내놓는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고 아랍인을 부유하게 만들어 주려고 왔을 뿐이오.”
19세기 말, 50만 명의 아랍인과 2만 명의 유대인들이 사는 팔레스타인에 들이닥친 유럽의 시온주의자들(=유대 민족주의자). 그들이 남긴 일기와 편지에는 유대 국가를 세우기 위해 아랍인들을 추방하려고 계획을 세웠던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해야 하오. 이곳에는 유럽과 같은 반유대주의가 없소.”
무슬림이 폭력적이라서 분쟁이 생겼다는 세간의 편견과 달리 중세 유대인들이 남긴 고문서에서 유럽 기독교도들보다 무슬림의 지배를 선호했던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시온주의자들 역시 팔레스타인의 무슬림과 유대인은 사이가 좋다고 보았다. 그런데도 선량한 이들을 속여 유대 국가를 세우려 했고, 그 결과로 아랍 지역에 반유대주의가 퍼지게 된다.
“유대 국가가 건국되어도 나는 파리에 남을 테니 주프랑스 대사 자리나 주시오.”
19세기 말, 절대다수의 유대인들은 스스로를 유럽인으로 인식했고 유대 민족주의를 반대하거나 무관심했다. 나아가 아랍인들이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식민화하려는 시온주의자들을 비판했다.
“팔레스타인과 관련해서, 영국 정부는 ... 아랍 독립 경계 안에 포함시키기로 약속했다.”
1차 대전 중 팔레스타인과 다른 아랍 지역의 독립을 약속한 영국.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팔레스타인을 지배하기 위해 유대인들을 장기말로 내세운다. 이때부터 시작된 아랍과 유대 민족의 분쟁. 팔레스타인에서 소요가 일어날 때마다 원인을 조사한 영국의 위원회들은 아랍인들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들이 문제로 지적한 것은 시온주의자와 영국이었다.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최근 일련의 공격은 급진적 이슬람주의자와 테러리스트 분자들이 팔레스타인 청년들에게 유대인을 살해하라고 선동한 결과다.”
이스라엘 외교부가 말하는 테러의 원인. 그러나 팔레스타인에 드리워진 어두운 역사의 진실. 그리고 유엔기구와 시민단체들이 말하는 이스라엘의 식민 지배. 총기로 무장한 유대인 테러리스트들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습격해 사람을 죽이고, 농작물을 불태우고, 땅을 빼앗는데 팔레스타인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인권 억압과 부도덕한 짓은 안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이들을 학살하고, 땅을 빼앗고, 추방할 때마다 안보를 빌미로 삼고 우리나라나 서구 국가들은 이를 옹호한다. 기존에 국내에 출간된 팔레스타인 서적들이 이스라엘 건국 이후를 소개하기 때문에 이런 논쟁에서 취약한 것과는 달리, 이 책은 분쟁의 책임 소재를 다룰 수 있는 건국 이전의 역사를 분석하여 ‘분쟁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통찰한다. 2023년, 우리 정부의 출판문화진흥원이 주관한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