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에서 시장 경제로, 한국 경제 대전환의 기록
오늘날 한국은 굳건한 자유 시장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세계 10권의 경제대국으로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불과 40여 년 전만 해도 우리 사회는 장기간에 걸친 정부 주도 성장의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살인적 물가 폭등과 기업 부실, 개방 압력, 빈부 격차 등으로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었다. 바야흐로 경제를 안정시키고, 기업 경쟁력을 키우며,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1980년대의 지상 과제였다.
이 책은 한국 정부가 1980년대의 화두인 자율, 경쟁, 개방을 추진하고 건전한 시장경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과 이때 핵심적 역할을 했던 KDI의 활약을 밀도 있게 다루었다. 한국경제사의 산증인 KDI 원로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당시 정치 사회적 배경과 경제정책 연구 및 추진 과정, 사후적 평가 등을 들려준다.
1980년대에 KDI는 안정적 통화공급, 건전재정, 환율현실화 등을 건의하여 경제 안정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단계적 수입자유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개방정책의 초석을 마련했다. 공정거래법과 공기업 효율성, 대기업 경제력집중 방지, 금융자율화 등을 연구하며 자율과 경쟁에 기반한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나아가 의료보험과 국민연금 도입, 남북 경제협력과 통일대비 연구, 국제협력사업 등을 추진하며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의 비전을 제시했다.
KDI의 선도적 정책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가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자유 시장경제로 나아가는 대전환의 과정을 담은 이 책은 KDI의 역사를 넘어 한국경제사의 소중한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길을 찾는 KDI의 도전과 모험 스토리
이 책은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경제정책 설계로 한국 경제의 눈부신 발전을 이끈 KDI의 반세기 역사를 돌아보는 ‘KDI 원로들의 증언’의 두 번째 이야기다. 한국 경제의 싱크탱크 KDI가 기획했고, 한국 대표 경제전문가로 인정받는 KDI 원로들이 증언자로 참여했으며, 경제전문 언론인 홍은주 교수가 집필했다. 한국 최고 경제전문가들의 기록인 만큼 한국 경제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깊은 통찰이 녹아 있는 체험적 스토리가 흥미롭다.
한국 경제의 대전환기에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을 개척했던 KDI 원로들은 끊임없이 고뇌하며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가야 했다. 연구원 안에서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바꿀 새로운 정책 연구에 몰두했고, 연구원 밖에서는 각계의 저항에 부딪히면서도 자신들의 연구가 정책으로 실현되도록 힘썼다.
상공부 차관으로 취임한 KDI 원장은 ‘슈퍼 301조’를 동원한 미국의 통상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 CIA의 앞잡이’라는 뒷말을 들으면서도 수입 자유화를 추진했다. GATT 우루과이라운드보다 훨씬 앞서 농산물 시장 개방 연구를 하고 이를 발표한 KDI 연구원은 농민들로부터 ‘쇠똥세례’를 받으면서도 우리 농촌의 변화가 시급함을 역설했다. ‘공정거래법’을 연구한 KDI 박사들은 정체 모를 협박 전화에 시달리면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연구 업적의 나열을 넘어 KDI 연구원들의 도전정신과 역동적 모험의 스토리를 담은 이 책은 경제정책이 탄생하고 추진되는 생생한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