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고통, 그리고 반복되는 살인!
“나의 과거는 결코 쉬지 않는 유령처럼 평생 나를 쫓아다녔다.”
범죄스릴러 소설에서 살인범이 누구인지, 왜 그랬는지, 수법은 뭐였는지 밝혀지면 보통 이야기는 끝난다. 하지만 《깜빡이는 소녀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열두 살의 클로이는 사랑하는 아빠가 연쇄살인범이었다는 거대한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클로이에게 끔찍한 트라우마와 정신 질환을 안겨 주었다. 어떤 심리 상담사나 정신과 의사도 이 사건에서 비롯한 클로이의 정신적 문제를 고치지 못했고, 클로이는 스스로를 고치기 위해 정신분석의가 되었다.
서른두 살의 클로이는 제법 멋진 어른이 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빠라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충격은 클로이가 그 무엇도 믿을 수 없게 만들었다. 항상 가로등 밑에 차를 세우고, 현관 밖의 불을 켜둔다. 가방에는 가스총과 약혼자의 이름으로 불법 처방한 신경 안정제를 늘 가지고 다닌다. 살인자의 딸이 겪은 괴롭힘, 사람들의 악의적인 호기심, 무책임한 언론, 그리고 죄책감. 열두 살 클로이를 뒤덮었던 그림자는 여전히 클로이를 붙잡고 놔주지 않고 있다.
한편 20년 전 아빠의 사건을 다시 취재하던 기자 에런 잰슨과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던 클로이는 과거의 기억과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의 범인에 대한 가설을 완성한다. 만약 클로이의 추측이 맞다면 지금 클로이는 생명이 위험하다. 하지만 과거의 약물 남용과 망상증, 스토킹 이력이 클로이의 발목을 잡는다. 클로이의 전적을 알고 있는 경찰은 클로이를 믿지 않는다. 가족도, 약혼자나 친구들도 클로이의 불안정함과 편집증적 성향을 알고 있다. 믿어 주는 사람도, 믿을 수 있는 사람도 없이, 클로이는 과연 확실한 증거를 찾아 스스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예술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작가 카린 슬로터는 “예술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예상치 못한 전개가 예측을 불허한다”는 서평을 이 책에 남겼다. 재미와 예술성을 모두 잡은 수작이라는 극찬이다. 자기 치료를 시도하는 주인공, 어린 소녀를 살해하는 연쇄살인범, 통제적이고 약간은 폭력 본능이 있는 남자들, 거기에 자꾸 사건에 끼어드는 주인공 등 《깜빡이는 소녀들》에는 다수의 스릴러적 클리셰가 등장한다. 그러나 저자인 스테이시 윌링햄은 이 클리셰를 신선하고 흥미진진하게 구성하고 활용해 자신만의 새로운 스릴러 스타일을 완성해냈다. 아울러 수많은 단서와 치밀한 심리 묘사, 긴장감 넘치는 문장으로 심리 스릴러 독자를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과거를 한 번 더 마주한 클로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의 관례, 트라우마, 성장을 탁월한 전개 속에 녹여내 드라마틱한 감동까지 전달한다.
독자는 과연 클로이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기대하면서, 혹시 지금 가진 것들까지 모두 내팽개치고 더 어두운 곳으로 굴러떨어지지는 않을지 걱정하면서, 마지막으로 이 얽히고설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면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이 이야기에서 떠나지 못할 것이다. 아마존 에디터 추천, Goodreads 2022년 최고의 데뷔작, 최고의 미스터리&스릴러 파이널리스트 등 그의 데뷔작이 일궈낸 성과들만 봐도 스토리의 힘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소설가 카린 슬로터의 평처럼 “그야말로 압도적인 페이지터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