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 서평
줄거리
4학년 태주는 유민이 생일선물을 살 돈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나머지 당황해서 문방구에서 머리띠 하나를 훔친다. 곧바로 후회하지만, 그 모습을 불량 중학생들에게 걸려 여러 번 돈을 뜯기고 협박을 당하게 된다. 그러던 중 자기가 중학생들에게 협박당하는 모습을 본 유민이가 자기를 도둑으로 생각하겠다 싶어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백꼬선생을 만나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게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소원을 빈다.
한편 태주는 백꼬선생 그림책방에서 백꼬선생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제일 눈에 띄도록 금색 딱지를 붙여 제일 가운데 놓아 둔 〈백 번 산 고양이〉 책이 아닌 다른 책의 주인공을 소환해 백꼬선생을 혼비백산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백꼬선생은 고민 의뢰인이 되어 태주의 주변을 주도면밀하게 살피며 태주를 돕는다. 여전히 까칠한 성격에 인간 속담과 닮은 듯 묘하게 다른 고양이 속담을 연발한다. 어른들 의견에 무조건 순종만 하는 태주가 스스로 한걸음 성장하게 백꼬선생은 어떤 식으로 도울까?
호루라기, 끈끈이, 거미줄, 매직 캔디 등 백꼬선생의 마법 도구는 더욱 화려하고 다양해졌다. 하지만 마법 고양이 중에서도 유일하게 백꼬선생만 할 수 있는 ‘오드 아이 마법’이 태주의 고민을 가장 확실하게 해결해 줄 마법이라는데 과연 어떤 마법일까? 3권은 크리스마스 직전 초겨울을 배경으로 좀 더 사랑스러워진 백꼬선생의 활약이 그려진다. 백꼬선생의 마음을 앗아간 귀여운 암고양이 앤도 등장하며 점점 더 사랑스러워 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조력사 백꼬선생을 기대하셔도 좋다.
(22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인 「백꼬선생」 시리즈는 러시아에 판권이 수출되었으며, 5권짜리 동화로 24년 말 완간을 목표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아이들의 현실 고민은 어떻게 해결될 때 가장 바람직할까?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믿고 기다려 줄 진짜 조력자가 필요해
「백꼬선생」 시리즈가 고민 해결을 다루고 있는 수많은 동화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어린이 독자 스스로 자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으며 그렇게 하게끔 독려한다는 점이다. 나이 어린 어린이라 할지라도 자기의 진짜 문제를 해결할 힘이 있다고 믿고 기다려 준다.
백꼬선생은 마법 고양이로, 1권에서부터 다양한 마법 도구를 활용해 고민 의뢰인인 초등학생을 도왔다. 마법의 세계인 매직 캣츠 월드에서 고민 해결을 위한 다양한 마법 도구들을 마련해 와서, 마법 도구를 써서 가해자들을 골탕 먹이는 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3권에서는 마법 도구들이 훨씬 다양하고 풍성해 볼거리가 늘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백꼬선생은 마법의 힘으로 태주의 고민을 무작정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다. 백꼬와 힘을 합친 마법인 ‘오드 아이 마법’을 할 때도 태주가 용기를 내어 불량 중학생들을 대면해야 한다. 또 백꼬선생은 불량 중학생의 괴롭힘에서 벗어난 후에도 태주가 해야 할 몫의 과제가 남았음을 알려 주고 스스로 하라고 독려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태주는 한 뼘 더 성장하고, 어른 말만 듣고 행동하며 어떤 것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던 나약한 태도도 조금씩 바꿔 나가게 된다. 이렇게 아이 곁에서 아이의 실수와 잘못을 지켜봐 주고 약간의 조언으로 함께하는 어른이 있을 때 아이는 제대로 자라난다.
백꼬선생은 끝까지 고민 당사자가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자신 곁에 있어 줄 그런 믿을 만한 존재다. 아이들이 고민을 털어놓기 어려운 부모도, 선생도, 친구도 아닌 어딘가 있었으면 하는 그런 희망의 아이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