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과 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
말맛이 살아 있는 언어로 표현한 《그 여름의 결심》에서 우리는 저자의 눈을 통해, 경험과 추억을 통해 시골에서 땔나무하는 이야기, 책과 처음 만났던 때와 어린 시절에 터득한 책 읽기의 즐거움, 어머니와 외삼촌 그리고 저자와 여동생으로 이어지는 살가운 오누이 사이, 지금은 사라져버린 삼베 짜는 과정을 그만의 눈과 감성으로 상세히 알려 준다.
초등학교 때 경기도 부천으로 전학을 와서 누나들과 함께 살아간 이야기 등은 잔잔한 웃음을 주고, 80, 90년대의 생활상까지 엿볼 수 있다.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살아낸 한 어머니의 인생을 만날 수 있다. 큰마음을 지닌 그 어머니(윤순)는 한 집안을 일으켜 세우셨고 거친 손으로 자식들을 건강하게 키워내셨다. 한마디로 강단 있는 멋진 어른이다. 한 편의 소설 속 주인공 같은 윤순의 삶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저자는 이 모든 이야기를 너스레 떨 듯 때로는 담담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얘기한다.
‘아모르 파티’라는 말이 있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니체에게서 나온 단어다. ‘자신의 인생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사랑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저자는 살아온 인생을,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아모르 파티’할 것이다.
저자의 결심과 다짐은 그의 아버지의 표현처럼 야무지고 다부지다.
“그로부터 세월이 꽤 흐른 지금에도 나는 여전히 나의 한계에 대해 규정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규정하는 순간 나의 최대치가 그 한계에 머물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머릿속으로는 누구보다 큰 꿈을 새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현실에 발 딛고 한 발 한 발 묵직이 나아가고자 한다.”
“저 높은 곳에서 세상을 둘러본 후 나는 비로소 ‘꿈’이 생겼고, 내 삶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우선, 내가 앞으로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살아가야 할 삶에서, 나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삶은 제외하였다.
개인적으로나 가족에게는, 내가 변호사를 하면서 예전처럼 사는 것이 여러모로 좋은 일일 것이다. 그 일을 벗어던지고 대중정치의 길로 나선다는 것은 누구의 적나라한 표현을 빌자면, ‘미친 짓’이고, ‘가장 비합리적인 짓’이 맞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그 여름, 이제 더 이상 내 자신만을 위해 살지는 않겠다고 결심하였고, 그래서 미친 듯, 비합리적인 듯 보이는 선택을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선택을 한 나는 이전보다 훨씬 더 행복해졌다. 비로소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은 느낌이다.
나는 꿈꾼다.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