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짜리 자녀의 질문〉
“엄마, 키스가 뭐예요?”
네 살 아이가 물어보는 “키스가 뭐예요?”란 질문에 “키스는 말이야, 혀가 말이야….”라는 답을 들려줘선 안 된다. 네 살 아이에겐 키스에 관한 구체적인 묘사보다 키스를 할 수 있는 관계, 즉 누구와 키스를 할 수 있는지, 누구와 키스를 해야 하는지에 관해 알려주는 게 맞다. “뽀뽀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볼이나 손에 할 수도 있지만, 키스는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때 그 사람과 하는 거야.”라고 답하는 게 좋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의 질문〉
“거기에 나는 털은 왜 꼬불꼬불해요?”
아이의 몸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성장한다. 자기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제대로 알려주고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시켜야 한다. 아무리 준비해도 막상 변하는 몸을 마주하면 당황스럽다. 그런데 준비마저 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변화를 문제로, 이상이 생긴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아이는 건강하게 성장하는 자신을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지 않고, 변화를 알아차리고 체크하며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공교육과 가정에서 성에 관한 바른 정보와 지식을 아이의 수준에 맞춰 제공해야 한다.
〈중학교 3학년 자녀의 질문〉
“남자친구의 스킨십 요구, 어떻게 거절해야 해요?”
‘힘과 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은 관계와 상태’에서, ‘스스로의 마음과 의지로 내린 적극적 YES로 인한 결정’을, ‘지금’ 내가 흔쾌히 허락하는가를 돌아보고 그것에 모두 부합한다면 진정한 동의가 성립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동의는 관계나 친분을 매개로 한 사람, 즉 대상을 보며 판단해선 안 된다. 그 대상이 가족과 양육자라 해도 말이다. 상황을 보고 내가 동의할 수 없다면 동의해선 안 된다. 이런 동의에 관한 것을 가정에서부터 연습시켜주면 좋겠다. 그래야 아이가 사회에 나가서 자연스럽게 동의를 구하고, 거절을 표현하고, 타인의 거절을 잘 받아들이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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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엄마로서 처음 만나는 아이의 양육과 성교육에 불안했던
나처럼, 이 책을 읽는 당신도 양육자로는 초보이기에
불안하고 고민스러운 게 당연하다. 문제적 행동이 아닌 것을 문제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렇게 고민하고 염려하는
당신이야말로 아이를 건강히 키울 수 있는 멋진 양육자라고
응원해주고 싶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고민하며 함께 나아가면 좋겠다.
아이가 크는 만큼 양육자도 커간다.
아이를 믿는 만큼 양육자도 단단해진다.
알게 되면 알아차릴 수 있다.
이해하게 되면 덜 불안하다.
공감하게 되면 아이의 성장을 설레며 지켜볼 수 있다.
아이의 성장을 함께 공부하고 준비하며, 불안함보다는 설렘으로
아이의 미래를 맞이하는 양육자가 되기를 기원한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