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강력해지는 ‘클로드 영향권’
고향으로 귀환에 번번이 실패하는 클로드. 하지만 권을 거듭할수록 클로드의 입지는 점차 강력해지고 있다. 피 튀기는 전투가 아닌 낯선 경험으로, 즐겁고 평화롭게 자기 세계를 확장해 간다. 클로드는 못 견디게 싫은 개들과 한집에서 생활하며, 개에 대해 알아 간다. 아마 리티르복스 고양이 가운데 클로드만큼 개를 잘 아는 고양이는 이제 없을 것이다. 황제 자리는 장담할 수 없어도 최소한 ‘개 권위자’가 되었음은 분명했다. 앞으로 낯선 존재들과 새로운 경험을 더 많이 하면 할수록 나만 옳고, 내가 제일 잘난 좁은 세계에서 곧 탈출할 수 있을지도.
함께 사는 인간 소년 라지의 세계도 커지는 중이다. 라지는 할머니로 인해 반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냄새 강한 인도 음식을 대접한다. 라지는 친구들이 인도 음식을 좋아할 리는 없고, 이번 일로 학교생활이 힘들어질 거라 걱정한다. 예상대로 친구들은 처음 접하는 음식에 표정이 밝지 않다. 하지만 막상 음식을 입에 넣자, 다들 잘 먹고 한껏 즐거워한다. 낯설다는 이유로 피했다면 인도 음식을 경험할 기회는 영영 없었을지 모른다. 친구들과의 신나는 추억도 없었을 테고.
이번 권에서는 내 세계를 확장하는 데는 ‘무력’이 아니라 ‘모험’이 효과적임을 강력히 전달한다.
‘선’이 지닌 위력을 통쾌하게 보여 주는 이야기
클로드는 개 성단에 가면 끔찍한 처벌을 받을 거라고 예상한다. 콧수염이 뽑히고, 털이 깎이고 감옥에 갇히는 벌! 그만큼 개 행성을 파괴한 과거의 행동이 크나큰 잘못임을 내심 인정한다. 그런데 정작 개들이 생각한 처벌은 진심 어린 사과가 전부였다. 클로드는 이를 안 순간 돌변해서 후회와 반성의 말을 아무렇지 않게 늘어놓는다. 물론 사과는 다 거짓말이고, 속으로 개들이 순진하고 바보 같다고 비웃는다. 선량한 개들이 이대로 속고, 진짜 승리는 사악한 클로드가 거두겠구나 싶을 때 반전이 펼쳐진다. 작가는 이번에도 ‘악’이 이기도록 그냥 두지 않는다. 클로드는 자기 꾀에 넘어가 큰 위기에 처하니까. 사악한 계획, 이기적인 행동, 독한 말로 악당의 면모를 드러내 온 클로드가 독자들을 사로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티르복스의 처형장에 서게 되는 줄 모르고 의기양양해하는 클로드를 보며, 독자는 통쾌함과 함께 짠한 연민을 느낀다. 그래도 클로드는 영리한 고양이니까 언젠가는 ‘선’의 위력을 깨닫지 않을까. 클로드의 성장과 변화를 기대하며 다음 권을 기대해 보자. 예측할 수 없는 전개, 개성 만점 캐릭터들의 대활약, 권선징악의 속 시원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끝없이 폭발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 _독자 서평
“어린이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 들어 있는 책!” _독자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