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라면 반드시 살펴야 할
우리사회 노동 이야기
지금 청소년에게 직업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뭘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3.5명은 ‘수입’을 꼽았다. 2017년만 해도 적성·흥미가 36.3%로 1위였으나 2019년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선호하는 직장은 ‘대기업’이 31.4%로 1위다. 2013년까지 1위를 차지했던 ‘국가기관’은 2위로 밀려났는데, 수입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올라선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청소년의 이러한 선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과연 바람직한 변화일까?
이 책, ≪왜 노동이 문제일까?≫는 노동이 지닌 다양한 의미를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찬찬히 살피는 책이다. 저자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노동의 개념을 설명하고, 노동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하나씩 짚는다. 한때 노예의 고통스러운 의무였으며 신의 의지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여졌던 노동은, 현대에 이르러 계약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는 도구이자 자아실현의 수단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처럼 노동의 변천사를 살피는 이유는 독자인 청소년에게 노동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기 위함이다.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기도 한 신은종 저자는 노동과 경영을 균형과 조화의 관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노동은 노동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용자 즉 고용주의 문제이기도 한데, 저자는 이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고 균형감 있게 청소년을 위한 노동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저자는 국제적인 저소득 청소년 창업교육재단인 NFTE의 한국 대표를 맡아 우리 사회의 소외 청소년들에게 경제 교육을 지원한 경험도 있다.
성인이 되면 노동은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통은 일주일에 5일을 일에 매달려야 하기에 노동이 괴로우면 결국 삶이 괴로워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동의 개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자신이 원하고 잘할 수 있는 노동을 발견하는 건, 청소년 시절의 가장 중요한 목표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노동이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행위로, 우리가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따분하고 고된 돈벌이 수단이 될 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구현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짚는다.
‘노조’를 둘러싼 오해 바로잡기
‘노동조합’이란 단어에는 부정적인 연상이 꽤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책이 인용한 여론조사에도 그 사실이 잘 드러나 있다. 노동조합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3%에 그치지만,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45%로 과반에 가깝다. 노조 하면 떠오르는 강경한 이미지 그리고 교통수단처럼 우리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직업군의 파업으로 불편했던 기억들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불편을 초래하는 노조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최초의 노조 활동부터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했던 스타벅스에 최초로 노조를 만든 청년, 재즈 브리작의 사례들을 들려주며, 노조가 노동자의 삶에 왜 꼭 필요한 존재인지를 전한다.
비정규직부터 특수노동자까지
노동의 사각지대 짚어보기
비정규직 노동자는 왜 약자일까? 정규직 노동자와 조건만 같다면 자신이 원할 때만 일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 방식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비정규직은 생각보다 더 큰 차별 앞에 놓여 있다. 우선 평균 임금 자체가 통계적으로 정규직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시선도 있는데 같은 회사의 직원이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는 일도 여전하다. 보험설계사나, 학습지 교사, 배달 노동자, 방송작가 등 이른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는 더 심각한데, 이들은 유급휴가나 퇴직금, 고용보험 등 기본적인 노동법의 테두리 밖에 있어 그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 이러한 노동의 사각지대에 있는 문제점들을 살펴보면서 우리 청소년이 이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책을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