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힘에도 굴하지 않은 끈기와 지혜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은 더없이 약한 존재입니다. 홍수와 가뭄, 태풍과 눈보라 같은 자연재해와 호랑이 같은 맹수들의 습격은 먼 옛날부터 사람들에게 크나큰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자연을 두려워하는 대신 슬기와 재치를 발휘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갔습니다. 착하게 살다 보면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역경이 닥쳤을 때 하늘이 도와준다고 믿었지요. 그래서 고난 속에서도 하늘에 기대어 희망을 품고 용기와 선함을 잃지 않았고, 연약한 동식물도 사람과 동등하게 여기며 존중하고 배려했습니다. 그런 마음이 전해져서 옛날 사람들은 동물과 식물, 물건들이 오래되면 사람처럼 마음이 생긴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고난과 역경으로 힘든 상황에도 작은 벌레의 생명까지 소중히 지켜 주었지요.
우리 민담에서는 오래 산 소나무가 사람 사는 사정을 저절로 깨닫기도 하고,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사람은 물론 동식물과 벌레까지 돌보기도 하고, 소나무와 선녀의 영이 결합해 아들이 태어나기도 합니다. 개미와 모기 같은 벌레들의 목숨까지 소중히 여기고 구해 주는 사람과 목숨을 구해 준 은인을 곤경에 빠트리는 사람이 동시에 등장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무시무시한 호랑이의 위협에도 당당하고 재치 있게 받아치는 할머니와 팥죽을 한 수저씩 얻어먹고 할머니를 구해 주는 지게와 소똥, 가재와 알밤, 그리고 절구 다섯 친구들이 활약하기도 합니다.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6. 목 도령과 홍수 이야기』를 통해 희망과 상상력 가득했던 우리 조상들의 삶을 만나 봐요!
6권 수록 민담
「목 도령과 홍수 이야기」
오래 산 소나무에 선녀가 깃들어서 사람과 벌레, 화초들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 소나무의 정기와 선녀의 영으로 태어난 아들이 바로 목 도령입니다. 어느 날 대홍수가 찾아와 산도 물에 잠기며 온 땅이 바다가 되었는데, 목 도령은 소나무 아버지 덕에 목숨을 구했습니다. 소나무 아버지를 타고 바다가 된 세상을 떠다니던 목 도령 앞에 물에 빠진 개미 일족과 모기 일족, 그리고 또래 소년이 나타나 살려 달라고 외칩니다.
목 도령은 개미와 모기, 그리고 소년을 어떻게 구해 줄까요? 목 도령에게 은혜를 입은 이들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할까요?
「호랑이를 이긴 다섯 친구들」
깊은 산속에 사는 할머니는 밭일을 하다가 그만 호랑이를 화나게 하고 말았습니다. 호랑이는 해가 지고 밤이 되면 할머니를 잡아먹으러 가겠다고 경고했지요. 할머니는 호랑이 앞에서는 당당했지만, 집에 돌아와 저녁으로 팥죽을 해 먹고 나자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가 자꾸 한숨을 쉬니 집에 있던 지게와 소똥, 가재와 알밤, 절구가 다가와 “팥죽 한 입 먹게 해 주면 도와주지!” 하고 말합니다.
다섯 친구들은 어떻게 할머니를 구하려는 걸까요? 할머니는 다섯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호랑이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