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흔하지는 않은 향우를 향한 무한열정
저자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직장생활을 오랫동안 했고, 가정을 이루고 집을 마련해서 한 지역에서 오래 살아왔다.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하기도 하고 직장을 구하러 다니기도 했으며,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강연을 다니기도 했다. 우리네 아버지, 옆집 아저씨, 간간히 듣는 먼 친척의 근황 같은 얘기다. 일상을 평범하게 보내고 생업 활동을 열심히 하는 보통 사람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평범함 속에 독특함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직장에서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12년 넘게 활약했고, 30년간 지역 향우회에서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회장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애정 어린 비판 의식도 생겼고 과거를 비추어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게 되었다. 평범한 삶 속에서 가족과 사회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 거창하게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시민 각자가 일상에서 조금씩, 천천히, 눈에 잘 띄지 않게 하고 있는 일이다. 저자가 내는 목소리는 곧 우리 각자의 마음에 와서 닿는다. 두껍지 않은 책 속에 아버지 세대, 우리 세대, 그리고 청년 세대와 아이들 세대의 이야기를 모두 담았지만 한 자락 한 자락 모두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가지런히 묶였다.
타지에서 고향을 생각하며
봉사활동을 펼치다
1960년생으로 광주에서 서울로, 일자리와 꿈과 희망을 찾아 올라온 사람들은 무수히 많다. 저자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젊은 패기로 회사 생활을 열심히 했고, 성실하게 능력을 발휘해서 인정도 받았다. 사내 연애로 결혼을 하고 청약을 받아 내 집도 마련했다. 별명이 ‘왕소금’일 정도로 근검절약이 몸에 배었고, 돈이 생기면 저축부터 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했고 노조위원장까지 맡게 됐다. 또한 5선의 노조위원장이 된 후에는 흔치 않은 과정을 거쳐 CEO가 됐다. 그런 와중에 지역 사회에서는 봉사활동을 열심히 했다. 여러 방면으로 뛰어다니면서도 줄곧 다짐했던 생각은 결국 ‘이웃과 함께 잘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경기도 광명시에서 지역 사회에 대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지역의 호남향우회 사람들과 함께였다. 타향살이의 설움을 처음에는 고향 사람들과의 막걸리 한 잔으로 풀어내다가, 사교활동을 하는 것을 넘어 지역 사회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사랑의 짜장차, 다문화가정 결혼식, 어르신 돌봄 활동, 요양원 건립 등 광명시 지역에서 시작한 봉사활동이 경기도 호남향우회 차원으로 넓어졌고, 이제 전국으로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30여 년 간 저자의 봉사활동은 2023년 6월,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 봉사상 시상식에서 봉사 부문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음으로서 평가받았다.
CEO가 바라본
한국 사회가 나아갈 길
저자는 개인적으로 걸어온 인생 역정을 통해 우리 시대의 사회 문제를 여러 각도로 분석한다. 때로는 소시민의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는 건강한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또 때로는 호남 출신 사람으로서 한국 사회의 인식과 한계를 넘어보려는 몇몇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1장에서는 개인적인 생애사를 반추해 보면서 우리 시대의 사회 문제에 접근한다. 2장에서는 호남 출신으로서 느낀 호남 정치에 대한 생각과 균형발전에 대한 의견을 펼쳤다. 3장에서는 오래도록 생활 터전으로 삼아온 경기도가 한국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을 고민하고, 경제와 정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4장에서는 기성세대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특히 청년들에게 어떤 미래를 보여줄 것인지 진지하게 제안했다.
저자는 소위 호남 출신으로 경기도에서 오래 거주하며 느꼈던 생각거리를 하나하나 펼쳐놓는다. 우선 호남차별을 바라보는 관점을 풀어내면서, 지방소멸과 균형발전을 위해 호남인이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경기도라는 특별한 지역의 저력과 성장 전략을 고민하며 지방자치 관점에서 서울과 대한민국의 발전 전략을 제안했다. 또 나라 전체로 시선을 돌려 저출생 문제, 고령화 문제, 북한 문제, 국제관계, 대한민국의 정체성 재정립 등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들을 언급하며,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시도해볼 수 있는 대안을 친절하게 제시한 부분도 눈에 띈다.